“하이실리콘 복귀, 시장 뒤흔들 것”
미국 대중 수출규제 무용론 커질 듯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자회사가 새 감시카메라용 칩을 직접 제조해 출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올해부터 감시카메라 제조업체로 새로운 반도체를 출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최소 일부 고객사가 중국 현지 업체라고 귀띔했다.
하이실리콘은 주로 화웨이에 장비용 칩을 공급하는데, 다화 테크놀로지, 하이비전 등 중국 내 다른 감시카메라 업체들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미국 수출 규제 전인 2018년까지만 해도 하이실리콘은 감시카메라 시장에서 전 세계 점유율이 60%를 차지했다. 그러나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하이실리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9%로 급감했다.
소식통은 “감시카메라용 칩은 스마트폰 프로세서에 비해 제조가 쉽다”며 “하이실리콘의 복귀가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한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8월 말 미국 수출 규제 속에서 7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Mate)60’을 출시해 미국 정부에 충격을 안겼다. 화웨이는 ‘기린 9000’으로 불리는 신형 칩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는 기존 ‘기린’ 시리즈는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생산은 미국 제재 이전까지는 TSMC가 맡았다고 전했다.
대중국 수출 규제 무용론이 불거지자 미국 상무부는 이달 초 일부 업체의 규제 위반 가능성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실리콘이 감시카메라 칩까지 직접 생산하고 나서면서 대중제재 무용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핵심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