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지원액 사용 계획에 의문 표해
3억2500만 달러 추가 군사 지원 발표
전쟁 발발 후 두 번째로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전쟁에서 질 수도 있다”며 미국의 협조를 촉구했다.
반면 장기간 거액의 군사 지원을 이어온 미국 의회는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2일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미국 상ㆍ하원의 민주·공화당 지도부와 만났다. 그가 미국을 방문한 건 약 9개월 만이다.
상원에서는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 하원에서는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와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자리에 참석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의회에 240억 달러(약 32조64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하지만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승인되지 않았다.
강경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의 대규모 군사 지원에도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부진한 데다, 내년도 예산안도 처리도 시한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공화당 소속 매카시 의장이 카메라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의 하원 연설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시 의장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문제를 제기했다”며 “우리는 지원액과 관련된 책임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전황이 어떤지, 다른 계획인지 물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X(옛 트위터) 계정에 “현재 전황을 설명하고 자국 방어에 필요한 무기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독재 국가의 횡포를 막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승리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고도 호소했다.
한편 백악관은 우크라이나를 위해 3억2500만 달러 상당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방공 미사일과 집속탄, 대전차 무기 등을 포함한 추가 군사지원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내주부터 에이브럼스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예정”이라며 “지대공 미사일 등도 함께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원했던 ATACMS 지대지 전술 미사일은 원조 목록에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