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노란넥타이' 윤종규 KB금융 회장 "3연임 때 이미 용퇴 결심…리딩금융 달성 보람"

입력 2023-09-2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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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로 9년간의 임기 마무리
차기 회장 위한 계열사 운영체계 갖춰
향후 거취 미정…남은 임기동안 고민
리딩뱅크 탈환·리딩금융 도약 보람
글로벌 순위 60위권…자괴감 들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많은 분들이 제 트레이드 마크를 노란 넥타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KB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9년간 저는 노란 넥타이 외에 넥타이를 메본 적이 없다. 우리 아이덴티티와 맞추기 위해 시작했지만 KB를 상징하는 노란 넥타이를 메고 일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했고 행복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장 임기 9년간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용퇴를 결정한 윤 회장은 11월 20일을 끝으로 9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차기 회장으로는 양종희 내정자가 취임할 예정이다.

윤 회장이 취임할 당시 KB금융은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지주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나며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리딩뱅크 자리마저 신한은행에 내줘 위기의 시기를 맞았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은 회장 취임 당시 3년간 국민은행장을 겸직했다. 그는 "2014년 11월 회장으로 취임한 후 임기 첫 3년은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며 "1등을 향한 전 임직원의 간절한 바람과 절실한 노력이 합쳐져서 취임 후 3년도 채 되지 않아 '리딩뱅크'라는 이름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두 번째 임기 때는 KB를 부동의 리딩 금융그룹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작업에 매진했고, KB손해보험과 KB증권이 이런 노력으로 점차 정상궤도에 진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런 노력들로 인해 비은행 부문은 은행 부문과 함께 KB의 강력한 양 날개 성장 엔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KB금융 회장직을 내려놓는데 대해 이미 3연임을 할 당시부터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윤 회장이 3연임을 하면서 부회장 3인 체제를 구축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는 "부회장 3인 체제를 운용한 이유가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이라는 부분도 있지만 새로운 회장이 취임했을 때 주요 계열사가 든든하게 뒷받침 되길 바라는 데서 결정했다"며 "양 내정자는 개인고객 부문을 총괄했고, 허인 부회장은 보험과 글로벌, 이동철 부회장은 디지털 부문을 총괄했다. 새 회장이 선임되더라도 주요 계열사가 단단하게 갈 수 있도로 운영체계를 어느 정도 정비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들에게도 작년 무렵부터 직접적인 표현은 안했지만 어느 정도 (용퇴를)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며 "(용퇴 결정 후) 지금 시장 반응이 쇼크나 서프라이즈가 없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아직 차기 거취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임기가 2개월 남은 만큼 더 생각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양 내정자가 은행장 경험이 없는 점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는 "나도 KB금융 회장이 될 때 은행장을 해본 적 없었다"는 말로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양 내정자가 은행에서 20년간 일했다. 거의 모든 부문에서 다 경험을 가지고 있고 직접 관여했다는 점에서 나보다 훨씬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이재근 국민은행장도 든든하게 있기 때문에 나보다 훨씬 잘 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9년간의 임기 중 빼앗겼던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고, 이제는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한 데 대해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뒤쳐지는 점은 아쉽다고 토로했다.

윤 회장은 "우리가 리딩 금융그룹이라고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머물고 있다. 우리 경제 규모 등으로 보면 10위권 가까이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제가 금융권에 참여할 때 '금융권의 삼성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을 보면 과연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양 내정자 체제에서 한 단계 진일보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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