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안 팔려도 괜찮아”…새 먹거리 확대하는 K-배터리

입력 2023-09-2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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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확대로 ESS 수요 급증
2030년 330조 원 규모로 시장 확대 전망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ESS 사업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 11~1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최대 신재생 ESS 전시회 ‘Re+ 2023’에 참가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ESS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해 놓는 장치다. 과잉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해 놓고 전력 사용이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며 전력의 수요와 공급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 기조 확대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부상하면서 ESS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는 ESS 시장이 2021년 약 14조 원에서 2030년 약 33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ESS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용으로 전환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애리조나에 3조 원을 투자해 ESS용 LFP 배터리 전용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최대 신재생 ESS 전시회 ‘Re+ 2023’에 참가해 신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장승제 ESS사업부장 전무는 “검증된 생산능력과 차별화된 ESS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5년 내 ESS 사업 부문의 매출을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 삼성SDI가 선보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 (사진제공=삼성SDI)

삼성SDI는 ESS 신제품인 ‘삼성배터리박스(SBB)’ 출시를 앞두고 있다. ESS 배터리 셀과 모듈 등을 하나의 박스 형태로 만든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모듈을 직접 설치할 때 생길 수 있는 화재나 성능 저하 등의 위험을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배터리만 생산하던 SK온도 ESS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향후 ESS 전용라인도 확보해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초 사업보고서를 통해 “규모 성장성 측면에서 미국 지역과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에 집중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차량 충전 사업용과 선박용 ESS 시장도 개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ESS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6.3%던 국내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은 지난해 15.8%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 업체의 ESS 시장 점유율은 약 78%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따라 ESS 수요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ESS는 용량 자체도 커서 배터리 업계로서는 큰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시점에 ESS 시장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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