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두드러기의 예방·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국내 의료진이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만성 두드러기의 새로운 자가항원과 자가항체를 처음으로 확인하고, 병인기전 규명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두드러기는 인구 5명 중 1명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만성 두드러기기는 특별한 이유 없이 피부와 점막이 부풀고 가려운 증상이 6주 이상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된다. 이 질환은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현재까지 알려진 만성 두드러기의 원인은 피부 비만세포와 호염기구(혈액 내 면역계 세포)의 지속적인 활성이다. 그러나 왜 비만세포가 갑자기 활성화되고, 히스타민(외부자극 방어 물질)을 계속 뿜어내는지 완전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절반이 항히스타민제 치료 중에도 증상이 지속돼 문제였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예영민 교수 연구팀(최보윤 연구교수)은 만성 두드러기 환자 86명과 정상인 대조군 44명을 대상으로 단백칩 분석에서 찾은 열충격단백10(HSP10)에 대한 자가항체를 측정해 만성 두드러기를 악화시키는 새로운 원인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분석 결과, 만성 두드러기 환자군에서 정상인 대조군과 달리 HSP10에 대한 자가항체 양성률이 40.7%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 HSP10 자가항체 양성 환자들은 두드러기의 중증도가 높았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혈액에서 HSP10 단백 자체는 상대적으로 낮았고, 이렇게 낮았던 환자들은 6개월 치료 후에도 두드러기가 잘 조절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HSP10 단백이 두드러기의 악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연구팀은 더 나아가 HSP10을 낮추는 원인이 ‘증가된 miR-101-5p(마이크로 RNA)’이며, HSP10이 비만세포 탈과립(히스타민과 같은 여러 염증물질 방출)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혈소판 활성화 인자(PAF, platelet-activating factor)가 관여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또 HSP10을 전처리한 비만세포에서 PAF에 의한 탈과립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자가항체는 특이적으로 면역체계가 외부 물질이 아닌 자신의 물질에 대해 만들어진 항체로, 자기 몸을 공격해 국소적 혹은 전신에 염증을 일으킨다. 만성 두드러기에서 갑상선자가항체 등 일부 자가항체가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HSP10 자가항체가 두드러기 증상을 악화 및 지속시키는 새로운 자가항체임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영민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 관련 새로운 HSP10 자가항체를 발견함과 동시에 천연의 비만세포 탈과립 억제제인 HSP10 단백과 마이크로 RNA의 조절이 ‘만성 난치성 두드러기’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만성 두드러기의 예방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지난 4월 특허를 출원했다. 또 연구결과는 7월 국제학술지( Allergy)에 ‘만성 두드러기에서 열충격단백질10에 대한 자가항체의 발견: 마이크로알엔에이 101-5p와 혈소판 활성화 인자와의 관계’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