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병원협회·간호협회와 자율 시행 협의…매년 초 병원 간 조율해 시기 결정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 22곳이 내년부터 신규 간호사를 같은 기간에 채용한다. 대기 순번제에 따른 ‘대기 간호사’ 문제와 병원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보건복지부는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와 협의해 내년부터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곳에서 신규 간호사를 대상으로 동기간 채용 면접제를 자율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그간 일부 상급종합병원은 신규 간호사를 일시에 채용하고, 결원 등 필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발령하는 대기 순번제 방식을 운영해왔다. 이로 인해 간호사들은 최장 1년간 장기간 대기에 따른 불안감과 임상 부적응 등을 호소해왔다. 또 병원별로 상이한 채용 일정으로 간호사들이 여러 병원에 중복 지원·합격하고, 발령 시 병원을 택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간호사들의 연쇄 이직으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원들은 인력 공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병원들과 협의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신규 간호사 최종면접을 7월 또는 10월 중 특정 기간에 실시하기로 협의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매년 초 병원 간 조율해 결정한다. 기존에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5개 상급종합병원이 자율적으로 동기간 면접제를 실시해왔다. 복지부는 동기간 면접제를 2026년 채용까지 3년간 시범 시행하고, 향후 확대 여부를 재논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복지부는 대기 순번과 입사 예정월 고지, 정확한 필요인력 추계와 정기적 발령을 권고하는 ‘신규 간호사 채용 가이드라인’을 마련·배포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은 전국의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374곳과 상급종합병원 45곳 등 총 374곳을 대상으로 내년(2025년 임용)부터 적용된다. 이미 강북삼성병원은 지난해부터 신규 간호사 분기별 발령제를 도입하고, 임상 적응 교육·훈련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했다. 그 결과 올해 신입 간호사 사직률은 전년 동기보다 3.8%포인트(p) 내렸다. 발령일 사전고지 이후 간호사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윤동섭 병협 회장은 “신규 간호사 채용 가이드라인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동기간 면접 확대는 대형병원의 신규 간호사 중복 합격과 임용 포기 인원을 최소화해 중소병원의 간호 인력난 해소에 병원들이 자율적으로 동참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병원의 오래된 관행인 대기 간호사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의 의미가 있다”며 “간호사의 불안감 해소뿐 아니라 대형·중소병원 전체의 간호사 인력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급난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