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마저 장애인 의무고용 외면…'3년간 50억' 돈으로 때웠다

입력 2023-10-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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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장애인 의무고용률인 3.6%보다 크게 밑돌아
최근 3년간 부담금 50억 원…내년 늘어날 가능성↑
권칠승 의원 “공공‧민간기업에 미칠 영향 생각해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법원이 법으로 정해진 장애인 의무고용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해 최근 3년간 납부한 부담금만 약 50억 원에 달했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체 법원 공무원 1만7674명 중 장애인 비율은 2.63%(465명)에 불과했다. 법정 의무고용률인 3.6%(637명)에 크게 못 미친 셈이다.

법정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19년 3.4%에서 지난해 3.6%로 올랐고, 내년부터는 3.8%까지 높아진다. 장애인의 일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국가·공공기관은 점차 이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법원의 경우 2011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못했다. 2020년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2.74%로 가장 높았지만, 2021년 2.72%에 이어 지난해 2.71%, 올해 9월 기준 2.63%로 낮아졌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라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관은 매달 채용하지 않은 인원수만큼 최저임금의 60~100%에 이르는 고용부담금을 고용노동부에 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2020년까지는 헌법기관에 장애인 고용 이행을 독려하고, 부담금 예상액을 안내만 했을 뿐 납부는 유예했다. 그러다 2021년부터 장애인 공무원 의무고용 인원 미준수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했다.

▲권칠승 의원실 제공

법원의 부담금은 총 50억 원에 육박했다. 2021년 14억2100만 원, 지난해 14억5900만 원, 올해 9월 부과된 부담금이 20억6500만 원이다. 내년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이 높아지는데, 장애인 채용 인원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부담금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권칠승 의원은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야 할 법원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않고 돈으로 때우는 식이라면, 행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 확대는 물론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인식 전환을 위해 더욱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법원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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