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켄스탁, 상장 첫날 급락 마감…고평가 논란ㆍ꺾인 명품열기 영향

입력 2023-10-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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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대비 12.6% 급락한 40.20달러 마감
최근 2년 새 상장한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업체 중 가장 부진

▲2021년 1월 21일 독일 베를린에 있는 버켄스탁 가게에 신발이 진열돼 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독일 샌들업체 버켄스탁이 11일(현지시간) 상장 첫날 13% 가까이 하락했다.

버켄스탁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공모가(46달러)보다 12.61% 급락한 4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가 보도했다. 시초가부터 이미 공모가보다 11% 폭락한 41달러로 출발했다. 46달러의 공모가를 적용한 시가총액은 86억4000만 달러(약 11조6000억 원)이지만, 현재 76억 달러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버켄스탁의 시초가 대비 하락폭은 최근 2년간 상장한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기업 가운데 가장 부진하다.

우선 거품 논란이 주가에 부담이 됐다. 배런스에 따르면 공모가 기준 버켄스탁 주가수익비율(PER)은 27배로 앞서 시장에 안착한 어그스, 호카 브랜드의 데커스아웃도어(22배), 크록스(7배)보다 높다. 심지어 세계 최대 명품 브랜드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22배도 웃돈다.

여기에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경기 둔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당시의 명품 소비 열기가 꺾인 것도 샌들계의 명품으로 꼽히는 버켄스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의 투자심리가 냉각된 점도 부진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올해 미국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상장 첫날 25% 가까이 폭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까지 14% 하락했다.

한편 버겐스탁은 1774년 독일 라겐버그에 설립된 유서 깊은 신발업체다. 특히 아치형 밑창의 샌들이 유명하다. 미국에 진출한 후에는 고(故) 스티브 잡스를 비롯해 글로벌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신으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2021년 LVMH가 미국 투자회사와 합작해 만든 사모펀드 ‘엘캐터튼’과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가족 투자회사가 공동으로 회사를 인수한 지 2년 만에 기업공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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