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유럽 경제…독일 부진에 마이너스 성장 전락 우려

입력 2023-10-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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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유로존 성장률 0.1% 역성장했을 수도”
‘유럽의 병자’ 전락 독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 -0.6%
고유가 지속, 유럽 경제에 부담
ECB 고민도 깊어져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실루엣이 보인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유럽 경제의 추락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2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 성장률이 3분기 다시 마이너스(-)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심각한 경기 후퇴가 유럽 전체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은 지난주 유로존 20개국의 체감 경기를 반영하는 9월 제조업·서비스업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개정치가 47.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달보다 0.5포인트 상승하며 5개월 만에 반등세를 보였지만, 경기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점인 50을 4개월 연속 밑돌았다. 지난달 서비스업 PMI는 48.7, 제조업이 43.4로 두 달 연속 두 업종이 나란히 50에 미치지 못했다.

독일 함부르크상업은행의 사이러스 델랄비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기준 0.1% 역성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경제에는 최근 경기침체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를 기록하고 나서 올해 1·2분기에는 각각 0.1% 성장하며 가까스로 경기침체를 피했다. 그러나 견고한 미국 경제와의 격차가 뚜렷해지면서 이달 말 발표되는 3분기 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의 병자’가 된 독일에 있다. Ifo경제연구소 등 독일 주요 경제 연구기관은 올해 자국 성장률 전망치를 -0.6%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올해 초 전망치 대비 0.9%포인트(p) 하향 조정한 것이다. 독일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보다 자국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독일의 경제 부진은 유럽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함부르크 상업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프랑스와 스페인이 각각 0.5%, 0.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독일 경제는 0.7% 역성장할 것으로 우려된다.

높은 에너지 비용도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유가가 다시 급등해 기업의 비용 전가가 진행되면 가까스로 진정세를 찾아가던 물가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 독일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ℓ당 1.85 유로(약 2600원)로 6월 말 대비 4%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16%나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ECB 이사회 내부에서 일부 강경파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을 배제하고 있지 않지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인사들은 금리 인상에 마침표를 찍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현 상태로라면 금리 인상 사이클은 이미 종료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CB가 상정하는 원유 가격은 올해 배럴당 82.7달러, 내년 81.8달러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달 말 한때 97달러대를 기록했다. 고유가가 지속될수록 유럽 경제 부담은 커지고,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ECB의 고민은 깊어지게 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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