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주택 시장 상승 폭이 둔화했음에도 연달아 상승 거래가 나오면서 최고가를 고쳐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가 위치한 목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지만, 정비 사업 호재에 힘입은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1단지 전용 154.44㎡는 이달 5일 29억 원에 중개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해당 타입의 마지막 거래인 2021년 8월 28억6000만 원 보다 40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같은 단지 전용 98㎡는 9월 20억3000만 원에 매매돼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해당 타입의 직전 거래가는 6월 19억7000만 원으로, 3개월 새 6000만 원이 뛰었다.
3단지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신시가지 3단지 전용 95㎡는 마지막 거래인 2020년 12월 18억5000만 원 보다 2억4000만 원 오른 20억9000만 원에 손바뀜 됐다.
신시가지 일대는 상승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5단지 전용 95.01㎡는 이달 7일 23억 원에 손바뀜 됐다. 같은 타입의 마지막 거래인 2021년 4월 22억5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오른 값이다.
7단지 전용 101㎡는 9월 24억5000만 원에 두 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최고가는 25억4000만 원으로, 전고점까지 9000만 원의 갭을 남겨 두고 있다.
이 같은 상승 거래는 신시가지에서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정비 사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단지가 위치한 목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 전세를 낀 '갭투자'가 불가능하지만, 자본 여력이 있는 투자 수요가 활발하게 진입했다는 해석이다.
1985년 첫 입주를 시작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전체 14개 단지, 총 2만6629가구 규모다. 향후 정비 사업을 통해 5만3000여가구 메머드급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현재 각 단지마다 서울시 신속 통합기획, 신탁 방식 등을 통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목동 신시가지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시작 이후 값이 계속 뛸 것 같으니 집주인들이 매물을 잘 안 내놓는다"며 "호가는 2~3개월 전보다 1억 원 정도 올랐고, 연말까지는 오름세가 이어질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목동처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은 갭투자가 아닌 자금력을 갖춘 투자 수요가 들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신고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주택 시장은 재건축 이슈가 있는 곳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데, 수요 대비 공급이 많지 않아 상승 거래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