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 재이송…‘전담팀’ 꾸린 수원지검서 총력전
쪼개기 후원‧김혜경 씨 법카 사적유용 의혹 등 수사 몰려
검찰이 16일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원지검으로 재이송했다. 이미 ‘전담수사팀’을 꾸린 수원지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의혹 규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김용식 부장검사)는 이날 이 대표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12일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긴 지 나흘 만이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재직 중이자 자신의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위반 사건 재판 진행 중이던 2018년 12월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모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주장하는 대로 증언해달라고 위증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대표 관련 여러 가지 의혹 중 하나인 ‘대북송금 의혹’은 기존에 수사를 진행했던 수원지검으로 다시 넘겼다. 앞서 수원지검은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며 이 대표와 연관성이 있는 부분만 중앙지검에 넘긴 바 있다.
대북송금 의혹은 쌍방울그룹이 2019년 북한에 경기도가 내야 할 스마트팜 지원비 500만달러와 당시 도지사인 이 대표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백현동, 대북송금 의혹 등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불구속 수사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유 판사는 특히 “대북송금의 경우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하면,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은 백현동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선 ‘쪼개기 기소’를, 대북송금 의혹은 수원지검으로 재이송을 택한 것이다. 애초 법조계에서도 비교적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백현동‧위증교사 의혹은 불구속 기소하고, 대북송금은 수원으로 넘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수원지검은 이미 이 대표 수사를 위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기존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가 주도적으로 하던 이 대표 관련 수사를 재배치해 효율적으로 진행한다는 취지다. 지난달 25일 수원지검에 부임한 이정섭 2차장검사가 팀장을 맡았다.
형사6부는 되돌아온 대북송금 사건을 포함해 쌍방울 그룹의 쪼개기 후원 의혹, 공공수사부(김동희 부장검사)는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는 쌍방울 그룹의 횡령 배임 등 기업 비리 의혹 수사를 전담한다. 이밖에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이제 이 대표를 둘러싼 굵직한 사건은 대부분 수원지검에 몰려있는 셈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인사에서 신봉수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을 수원지검장으로 임명했다. 신 지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이며, ‘윤석열 사단’으로 꼽힌다.
현재 수원지법에선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비롯해 이 대표 관련자 대부분이 기소돼 재판 중이다. 이 전 부지사는 13일 구속기간이 6개월 더 연장돼, 최장 1년 6개월을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