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천연가스 수입국 비중, 비중동 지역 높지만…“가격 영향 받을 수 있어”
국제금융센터, 시나리오별 충격 분석…“이란 개입 시, 유가 150달러 가능”
한은 금통위 19일 예정…“성장률 둔화 vs. 유가 상승 등 상황 달라 고민할 것”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3.7원에 마감했다.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감행한 이달 7일(현지시간) 이후 한때 1330원대로 내려 앉았으나 이스라엘-하마스 확전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1400원선 진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중동지역 정정 불안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경향은 강해지고 있고 특히 원유, 천연가스 등 상품 가격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쟁에 돌입한 최근 10여일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6%가량 올랐다. 유럽의 천연가스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지난주 40% 이상 급등했다. 올해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은 4조700억 ㎥, 공급량은 4조800억㎥로 전망된다. 이처럼 공급이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사소한 문제라도 급격한 가격 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천연가스 수입국 중에 비(非)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 추세에 따른 가격 상승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천연가스 수입국 1위는 호주(25.10%)다. 중동 지역 중에서는 카타르(2위·21%), 오만(5위·10.3%)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상위 5위권 내에 미국(3위·12.4%), 말레이시아(4위·11.9%)를 포함한 비(非) 중동지역의 비중은 49.4%다. 원유의 경우 수입국 상위 비중은 △사우디아라비아 32.9% △미국 14.2% △쿠웨이트 10.1% △이라크 8.4% △UAE 8.2% 등이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만약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주요 원유 수송로)에 관여를 한다면 원유, 천연가스 모두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우리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며 “(가격 변동 여부는) 앞으로 확전 여부에 따라서 그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 19일에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고민도 깊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중 기자간담회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대해 “유가 요인들을 봐야 하는데, 금통위원들 결정에는 곤혹스러운 팩트일 것”이라며 “갑자기 터졌으니 새로운 자료를 다시 봐야 한다. 당연히 이란뿐만 아니라 어려운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통위가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금리 결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쟁 사태가) 블룸버그에서 나왔듯이 글로벌 성장률을 1%포인트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동한다면 그에 따른 고민이 생길 것이고, 또 한편으로 유가가 많이 올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면 (이 상황은) 정반대 포지션이 전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