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구매 확산하며 환불제 도입 늘어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아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불리던 중고차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중고차를 미리 타보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 ‘환불제’를 도입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소비자가 중고차에 대해 막연하게 가진 고장ㆍ사고차 등에 대한 우려를 덜고 실제 차량을 운행해야 알 수 있는 승차감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내린 판단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구매가 늘면서 환불제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더욱 늘고 있어 업체 간 경쟁도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환불제를 도입해 시행 중인 업체로는 케이카와 엔카닷컴, 리본카 등이 있다.
우선 중고차 시장에서 환불제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케이카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환불 정책을 운영했다. 비대면 온라인 판매 서비스인 ‘내차사기 홈서비스’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 후 3일간 충분히 운행한 후 불만족할 경우 수수료 또는 위약금 없이 100% 환불해주는 ‘3일 책임 환불제’를 도입했다. 고객이 3일 안에 환불을 요청할 경우 차량 탁송비를 제외하고 수수료나 재상품화 비용 없이 100% 환불해주는 서비스다.
고객의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도 가능하다. 고객들이 차량을 구매한 뒤 구매한 차량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취향이 갑자기 바뀌는 등 다양한 이유에서 환불을 기한 내에 신청하면, 케이카는 별도의 소명 절차 없이 100% 환불해 준다. 이 역시 업계 최초다.
환불제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자 케이카는 ‘내차사기 홈서비스’에만 적용되던 3일 책임 환불제를 2021년부터는 오프라인 전국 직영점으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리브랜딩 5주년을 맞아 내달 19일까지 책임 환불제 기간을 3일에서 7일로 확대 운영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도 2019년부터 ‘엔카홈서비스’를 통해 환불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엔카홈서비스는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주는 비대면 중고차 구매 서비스다. 7일 환불제를 도입한 것은 당시 업계 최초다.
소비자의 호응도 좋아 출시 1년 만에 홈서비스 판매 대수가 6배 신장하는 성과도 냈다. 올해 상반기 홈서비스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했고, 판매 대수도 43% 증가했다. 현재 홈서비스 매물은 론칭 초반 2000여 대에서 10배가량 늘어난 약 2만 대에 이른다. 3월부터는 오프라인 고객 접점 공간인 ‘엔카 믿고센터’로 환불제를 확대해 운영 중이다.
오토플러스가 운영하는 리본카도 안심 환불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환불제를 운영하고 있다. 오토플러스 리본카 모든 차량이 환불제 적용 대상이며 업계 최장인 8일 이내, 운행거리 800㎞ 이내로 환불할 수 있다. 환불 시 수수료와 재상품화 비용이 따로 발생하지는 않지만, 단순 변심에 따른 환불의 경우 탁송료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매물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업체 간 환불제 서비스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별로 기간이나 주행거리에 따라 수수료나 재상품화 비용 등이 추가 비용을 발생할 수 있고 구체적인 정책이 달라 차량을 구매하기 전 소비자들은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