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전 의장 ‘사법리스크’ 여전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 위태 우려
증권가, 카카오 목표가 잇따라 하향 조정
카카오 그룹이 ‘SM 시세조종 의혹’ 리스크에 허덕이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관련건으로 구속되면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자 카카오를 포함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 그룹 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다. 사안이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으로 번질 경우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배력 상실 가능성([단독] 카카오, 카카오뱅크 지배력 상실하나…SM 시세조종 확정시 최대주주 의결권 행사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오후 3시 14분 기준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3.11%(1300원) 내린 4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카카오페이(-2.88%), 카카오게임즈(-3.70%) 등 카카오 3형제가 일제히 약세다.
SM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 카카오 경영진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던 강호중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에 대해선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금감원 특사경에 따르면 배 대표 등 경영진은 올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 투입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주당 12만 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SM엔터 주식에 대한 주식 대량보유 보고도 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를 떠안고 가게 될 전망이다. 경영진의 구속으로 검찰의 칼 끝이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으로 향할 경우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가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앞서 한 시민단체는 지난달 김범수 창업자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을 횡령·배임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 결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의장에 대한 시세조종 혐의가 인정될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의 최대주주이자 동일인인 김 전 의장이 시세조종이 확정되면 관련 법에 따라 카카오가 보유중인 카카오뱅크 주식의 10%를 넘는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게 된다.
금융사지배구조법(32조·동 시행령 27조)과 인터넷전문은행법(5조), 은행법(15조·16조의4)에 따르면 카카오가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지분 주식 1/10를 넘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춰 잡고 있다. 현대차증권(8만 원→7만2000원), KB증권(7만5000원→6만5000원), 한국투자증권(7만 원→6만2000원), 키움증권(7만 원→6만7000원), 유진투자증권(7만4000원→6만5000원), NH투자증권(7만2000원→6만 원), 교보증권(7만4000원→7만 원) 등이 전망치를 내렸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자회사 구조조정 비용의 반영 및 광고 경기 부진이 길어지는 점을 실적에 반영, 목표주가를 하향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