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파 5인 징계·지명직 인선·개딸 관계 주목
李, '당 통합' 무게…일각선 소수 징계 가능성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당무에 공식 복귀한다.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가결파' 등 반대 세력 징계 추진·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에 계파를 안배한 탕평 인사 여부,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 도 넘은 언행 자제령을 내릴지 등이 주요 관심사다.
모두 친명(친이재명)·비명(비이재명)계의 내홍 문제와 직결된 사안으로, 이 대표의 통합 의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내일(2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주재를 시작으로 공식 당무를 재개한다. 앞서 이 대표는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하는 장기 단식 투쟁을 이어가다 지난달 18일 건강 악화로 입원했다. 35일 만의 국회 출근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당대표 부재로 인해 지도부가 결정을 미뤄온 내부 주요 현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초미의 관심사는 체포동의안에 가결 투표한 비명계 5명(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징계 청원을 둘러싼 이 대표의 판단이다. 해당 청원은 지도부 답변 요건인 5만명을 넘은 상태다. 이 대표는 최고위 논의를 거쳐 이들 5명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병상에 있던 이 대표가 내놓은 메시지를 보면 당 통합과 반대파 징계 유보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9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우리 앞에 거대한 장벽이 놓여 있다"면서 "좌절하지 않고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함께 손잡고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보궐선거를 압승하고 나서는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자"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의 통합 주문에도 가결파에 대한 친명계 지도부의 불이익 압박이 지속되면서 비명계는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19일 SBS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혁신에 나서겠다고 말은 하지만 아직까지도 (가결파) 징계 운운하는 것이 얼마나 상식, 이치에 반하는 말인가"라며 "이 대표가 통합이든 어떤 메시지를 내든 이치, 원칙에 맞고 민심에 부합하는 리더십을 보인다면 당의 대동단결, 단합이 더욱 더 강해질 것이고, 당대표의 리더십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비판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당장은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구속영장 기각·보궐선거 승리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당 장악력이 크게 높아진 만큼 무리하게 '반대파 숙청'을 추진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체포동의안 부결을 매개로 이 대표 사퇴를 요구했던 소수 인사에 대해서는 징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친명계 초선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전 이 대표가 사퇴를 약속하면 부결표를 내겠다고 딜(거래)을 요구한 분도 있었다"며 "정치적인 책임을 묻는다고 통합이 안 되는 건 아니다. 투표한 걸 가지고 징계할 순 없겠지만 이런 건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비명계 송갑석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도 결론지어야 한다. 현 지도부는 고민정 최고위원을 제외하고 전원 친명계로 이뤄져 있다. 후임으로 친명계를 발탁할 경우 지도부가 모조리 친명이라는 부담이 있는 만큼 계파·지역 등을 고려한 탕평책을 펼 가능성도 있다.
개딸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가결파 징계와 무관하게 비명계에 대한 개딸의 문자 폭탄, 조롱성 공격 등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이원욱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개딸이) 극단적 종교집단, 모택동 홍위병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팬덤에 의지해, 팬덤을 결집해 정치하려는 이 대표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 오직 관심이 순도 100%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것만 목표인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의원은 개딸에게 받은 욕설 문자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개딸 등 강성 친명계 인사의 도 넘은 발언에 대해 자제를 요구할 경우 보다 선명한 통합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개딸과의 결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한 친명계 지도부 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곧 총선 정국인데 어느 당이나 팬덤이 없으면 동력이 안 생긴다"며 "부정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띄울 것은 적극적으로 띄워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한 야권 인사도 "개딸은 곧 이 대표가 민주당을 좌지우지할 힘이기 때문에 결별은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계파 갈등을 어떻게 정리하는지에 따라 정기국회·총선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의 향후 대여투쟁·선거 전략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산적한 당내 문제를 수습하고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이 대표는 현장 최고위·전국 민생 투어 등 민생·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춘 대외 행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