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신용등급 낮은 저소득층에 더 치명적
압류 차량, 지난해보다 30만 대 더 늘어날 전망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분석에서 미국 서브프라임(낮은 신용도의 비우량 대출자) 자동차대출(오토론) 만기가 60일 이상 연체된 비율이 9월 전체의 6.11%로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연체율은 이전 최고치인 1월 5.93%에서 4월 4.7%까지 내려갔지만, 금세 오름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는 “미국인들이 세금 환급에 어려움을 겪고 불안정한 고용시장과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과 씨름하면서 더 많은 자동차 소유주가 체납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고금리로 신규대출이 더 비싸지면서 수백만 명 자동차 소유주들이 할부금을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최근 “고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는 가운데 2020년 3월 중단된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면서 연체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도시 외곽에 사는 저소득층 근로자들에게 출퇴근을 위한 자동차는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저소득층 차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 정보 회사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신용점수가 높은 사람들의 오토론 평균 금리는 신차의 경우 연 5.07%, 중고차는 연 7.09%였다. 반면 신용 등급이 가장 낮은 사람들의 평균 이자율은 신차가 14.18%, 중고차는 21.38%에 달했다.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차량 압류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 기관 콕스오토모티브는 압류 차량이 지난해 120만 대에서 올해 15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의 마거릿 로우 자산유동화증권 부문 선임 이사는 “서브프라임 오토론 연체율은 거시경제 역풍의 부정적 영향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수치”라며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이 압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