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송갑석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에 전수미(41) 변호사 인선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고위관계자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젊은 호남 여성 인사인 전 변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에 기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충청·호남 등의 원외 여성을 중심으로 송 전 최고위원 후임 인선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군산 출신인 전 변호사는 민주당 내에서는 비교적 희소한 자원인 북한 인권 전문가다. 당내 계파색도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변호사는 법무부 통일법무지원단 자문위원·통일부 북한인권조사자문단 자문위원,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 탈북여성 성범죄 피해자 지원 태스크포스 위원장·화해평화연대 이사장 등을 지냈다. 2021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정계 입문했고, 지난해 당 정책위부의장을 맡았다. 최근 압승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후보 캠프 대변인을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 비영리법인 변호사 단체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는 앞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비명(비이재명)계인 송 의원이 자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최근 충청권 출신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의 지명직 최고위원 내정설이 일었지만, 박 전 구청장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친이낙연계 박영순 의원 지역구(대전 대덕) 출마를 준비 중인 만큼 당 일각선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무 복귀를 앞둔 이재명 대표의 중점 과제인 당 통합을 위해서도 불필요한 내홍 요인이 될 인선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공천 학살' 우려를 짊어진 비명계 내 반발이 거세다. 이미 친명계 일색인 지도부에 박 전 구청장을 발탁하는 것이 사실상 총선에서 비명계를 솎아내겠다는 선명한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자택에서 단식 회복을 마친 이 대표는 23일 당무를 재개한다.
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권 반발 기류도 전 변호사가 물망에 오른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전 지명직 최고위원인 송 의원은 광주 출신, 그 전 최고위원도 전남 출신 임선숙 변호사가 맡았다. 지명직 최고위원에 특정 지역 인사를 의무 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호남 몫으로 배려해온 기조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다.
비명계인 윤영찬 의원은 18일 SBS라디오에서 "송갑석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할 때 결국은 호남 몫 아니었나"라며 "갑자기 충청에서, 그것도 대표성을 가졌는지 장담할 수 없는 분을 당내 현역의원이 있는 곳에서 최고위원으로 뽑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 변호사는 통화에서 "지도부에 추천이 들어갔다는 말은 들었다"며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