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기 파주 서원힐스CC(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민지는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치고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했다.
공동선두로 출발한 이민지는 9번홀까지 1타를 줄였으나, 전반에만 3타를 줄인 앨리슨 리(미국)에게 선두를 뺏겼다. 이민지는 10번홀(파4) 버디로 공동선두를 되찾은 뒤 치열한 경합을 이어갔고, 15번홀(파5) 버디로 1타 차 선두로 올라 16번홀까지 2타 차로 앞서갔으나 앨리슨 리가 마지막 두 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결국 연장전을 벌여야 했다.
결국 이민지는 교포선수 앨리슨 리(미국)와 공동 1위로 마친 뒤 첫 연장전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달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승리로 시즌 첫 우승을 챙긴 이민지는 연장전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면서 상금 33만 달러(약 4억4500만 원)를 획득했다. 이번 우승은 2015년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승을 올린 이후 메이저 2승(2021년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2022년 US 여자오픈)을 포함해 투어 통산 10번째다. 호주 선수로서는 역대 세 번째로 LPGA 투어 10승을 달성했다.
이민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1위여서 오늘 초반에 버디를 잡으면서 시작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매주 우승 경쟁을 하고 싶은 것이 선수 마음인데, 그런 상황을 즐기면서 즐겁게 경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모가 모두 한국 사람인 이민지는 한국에선 정상에 처음 오르게 됐다. 지난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이다연에게 졌고, 2021년 같은 대회 연장에서도 송가은에게 패한 끝에 한국 대회 첫 승을 거두게 된 것이다.
이민지는 “올해만 네 번째 연장이었다”며 “그런 면에서 익숙한 부분이 있었고, 상대 선수인 앨리슨 리와도 2012년 US 여자 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 결승에서 만나 잘 아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다 한국 분이셔서 제 뿌리가 있는 곳”이라며 “오늘도 연장전에 들어가는데 할머니와 가족, 친척분들이 계셔서 신기하고 좋았다”고 한국에서 첫 우승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앞으로 선수 생활 목표를 묻자, 이민지는 “아직 세계 1위를 못 해봤다”며 “골프가 예상하기 어려운 종목인 만큼 제가 할 수 있을 때 달성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민지의 현재 세계 랭킹은 7위, 개인 최고 순위는 지난해 2위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2021년 에비앙 챔피언십, 지난해 US오픈 등 두 차례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