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미숙아 인공호흡기 떼는 ‘발관’ 성공 예측 AI 모델 개발

입력 2023-10-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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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심장박동·호흡 생체신호 분석해 성과 도출

▲(왼쪽부터) 정영화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 교수, 최창원 교수, 유수영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의료진이 기도삽관 후에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미숙아(이른둥이)의 인공호흡 장치를 제거하는 ‘발관(extubation)’ 시점 등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통합치료센터 정영화·최창원 교수(소아청소년과), 디지털헬스케어연구사업부 유수영 교수, 송원근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기도 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미숙아의 발관 성공률을 평가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숙아들은 출생 후 호흡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호흡곤란이나 무호흡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출산 시기가 이를수록 이러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때는 정상적으로 자가 호흡이 가능할 때까지 기도삽관 후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

인공호흡기는 가능하다면 최소한의 기간만 사용하고 발관(제거)하는 것이 좋다. 인공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는 기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질수록 폐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 때문이다. 실제로 장기간의 기도 삽관 및 인공호흡기 사용은 미숙아의 기관지폐이형성증 위험을 높이고, 신경 발달도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발관이 너무 빨리 이뤄질 경우 저산소증과 고이산화탄소혈증이 발생해 뇌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관지폐이형성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너무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최적의 발관 시점을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는 미숙아의 인공호흡기 발관 시점에 대해 명확히 합의된 지침이 없어 주치의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1000g 미만의 미숙아에서 발관 후 이를 유지하는 데 성공할 확률은 평균 60~73%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태어난 32주 미만의 미숙아 중 기도 삽관 후 침습적 인공호흡기를 사용한 678명의 데이터를 활용, 심장박동·호흡 등의 생체 신호를 분석해 발관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발관 성공 예측모델은 ‘NExt-Predictor’로, 정확도를 나타내는 곡선하면적(AUC) 0.805, 정밀도(precision)는 0.917 수준으로 매우 뛰어난 예측이 가능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예측 성능은 미국의 MIMMIC-III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을 때도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기본적인 생체 신호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장점도 있다.

정영화 교수는 “인공호흡기를 쓰는 미숙아는 빨라도, 늦어도 안 되는 최적의 시점에 인공호흡기를 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발관 성공 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인공지능이 의료현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연구비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환자의 실시간 생체신호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발관 성공 예측모델을 개발한 국내 첫 연구다. 연구팀은 해당 AI 예측모델을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Informatics)’ 최신호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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