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범죄 퇴치를 위해 기존 저작권 특별사법경찰 수사팀을 4개 팀으로 개편해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를 출범하고, 범죄분석실을 신설하는 등 저작권 수사 역량을 강화한다.
특별사법경찰제는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따라 관할 검사장이 지명하는 일반직 공무원이 특정한 직무의 범위 내에서 단속과 조사, 송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제도다.
23일 문체부는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를 출범하고, 저작권 범죄분석실을 새롭게 운영해 국제화·지능화되고 있는 K콘텐츠 불법유통 범죄를 치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에 발표한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대책'에 따른 후속 조치다.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의 수사팀을 △기획수사전담팀 △국제공조수사팀 △국내범죄수사팀 △수사지원팀 등 총 4개 수사팀으로 개편했다.
기획수사전담팀은 총 5명이다. 경찰청, 인터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의 합동 수사를 통한 기획 수사를 전담할 예정이다. 범죄분석실 및 범죄분석 특별전담팀(TF)도 운영한다.
국제공조수사팀은 총 2명으로 국제공조 세미나 개최 및 네트워크 형성 업무를 수행한다. 기획수사전담팀과 마찬가지로 해외 수사기관과의 협력 및 공조수사도 맡는다.
국내범죄수사팀은 총 9명으로 국내 사이트ㆍ웹하드ㆍ토렌트 전담 수사에 대응한다. 저작권 침해 구제 절차 안내 등 수사 상담도 담당한다.
수사지원팀은 총 5명으로 사이버 수사 역량 강화 교육, 수사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를 맡는다.
다만 이번 개편은 기존 저작권 특별사법경찰 수사팀 인원(21명)을 재배치한 것으로 인력 충원은 없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행정안전부와 특사경 직제개편에 대해 협의를 했지만, 인력 충원은 하지 못했다”며 “12월초 국제공조·국내범죄 수사팀에 1명씩 충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체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은 디지털포렌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세종시 내에 '저작권 범죄분석실'을 신설했다. 최신 디지털포렌식 소프트웨어와 증거물 복제ㆍ분석 장비, 워크스테이션을 도입하는 등 첨단 범죄 수사를 위한 장비도 확충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에 신설된 '저작권 범죄분석실'은 지금까지 압수물 분석에만 의존하던 수사 상황을 극복하고, 저작권 경찰과 포렌식 전문가가 합동으로 불법 사이트와 유통경로를 사전에 조사‧분석함으로써 신속하고 밀도 있는 수사와 포렌식 분석, 디지털 증거물 관리의 안전성 확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범죄 수사를 과학수사대로 확대 운영하는 것은 최근 콘텐츠 불법유통이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1년 6월 개설된 누누티비를 정부가 폐쇄했음에도 유사 사이트가 계속 개설되는 등 K콘텐츠 불법유통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 같은 사이트는 K콘텐츠 산업의 성장 위협 요인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번 과학수사대 출범으로 각종 수사 업무를 세분화함으로써 '누누티비' 등 대규모 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 단속 수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게 문체부의 방침이다.
문체부 임성환 저작권국장은 "앞으로 '저작권 범죄 과학수사대'와 '저작권 범죄분석실'을 통해 급변하고 지능화하는 저작권 침해를 치밀하게 수사해 K콘텐츠 불법유통을 근절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