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 비만의 유병률이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전체 학생 중 비만학생의 비율이 19%, 과체중 학생이 11.8%를 차지했다, 비만은 공급되는 열량이 사용하는 열량보다 과하여 몸에 저장 형태로 축적된 상태이다. 신체 체중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은 몸에서 체내의 에너지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되먹임 기전 때문이다.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대표적 물질로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 있다. 렙틴은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식사를 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위장관에서는 호르몬이 분비되어서 포만감을 유발하고 식욕을 억제하고, 위장의 음식물 배출을 지연시킨다. 식욕을 억제하는 이러한 능력에 문제가 생기면 음식을 계속해서 먹게 되어 비만이 될 위험이 높아진다.
이 원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다이어트 주사가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삭센다(saxenda)이다. 삭센다는 노보노디스크라는 덴마크의 제약회사에서 출시한 상품이다. 성분은 GLP-1 작용제이다. GLP-1 호르몬이 작용하는 수용체에 대신 작용하여 포만감을 느껴 음식을 덜 섭취하게 해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 이 주사는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이 되었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있어 지난 10년간 체중 감량제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비만 치료제로 허가되었으며, 2022년 미국에서만 약 4000만 건이 처방되었다.
삭센다는 하루 한번씩 매일 주사하여야 한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오심, 구토, 복통이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췌장염, 저혈당과 같은 심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에게 이러한 약물치료는 특별한 상황에서 사용한다. 12세 이상 비만아에서 집중적인 식사치료, 운동치료, 행동치료를 시행한 경우에도 호전이 없거나 고도 비만에서 강도 높은 처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고려한다. 비만 치료제에만 의존해서는 지속적인 체중 감량을 기대하기 어렵다. 약을 끊으면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현상 때문이다. 요요현상 없이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적절한 식단관리와 운동의 병행이 필요하다. 비만치료의 핵심인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 비만치료는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은 건강한 식생활과 생활 방식이다. 소아는 계속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적정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 매일 건강한 아침 식사를 하고, 적절한 양의 과일 및 채소를 먹고 당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먹지 않도록 한다. 가능하다면 일주일에 5~6번 이상 가족이 함께 식사할 것을 권한다. 가족 전체가 참여하여 가족의 행동과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TV 및 영상을 보는 시간을 2시간 이하로 줄이고 1시간 이상 활발한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이 있다면 태권도, 수영, 축구, 야구 등 스포츠 모임에 참여시키는 것이 좋겠다.
다음으로, 이러한 행동들을 생활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식사일기, 운동일기 등을 기록할 것을 권고한다. 그 다음 단계로는 소아청소년 비만에 경험이 많은 전문의,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이 구성된 팀이 참여해서 아이가 자주 외래에 방문하도록 하여 신체 측정과 식사 및 운동에 대하여 점검한다.
이렇게 해서도 효과가 없는 경우 약물치료와 초저열량식사를 통한 식이제한, 수술적 방법 등을 고려하게 된다.
소아청소년기부터 시작하는 비만은 성인 비만 환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대사증후군,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의 심각한 질환이 조기에 생길 수 있다. 각별한 예방이 가장 중요하고, 이미 비만이라면 단계적으로 치료를 서둘러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