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4일 일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 시행…내달 24일 1년 계도기간 끝나
외식업계,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 정책 철회 요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일회용품 사용 규제 확대로 비용과 인력 부담이 가중하다며 계도기간 연장과 정책 유예 또는 철회를 요청했다. 정부는 현장의 어려움에 공감한다며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부담을 해소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전용교육장에서 소상공인 환경규제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4일 1년의 계도기간을 두고 일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 방안을 시행했다. 식당에서 종이컵이나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고 편의점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는 것도 하지 못하게 했다. 대규모 점포에서는 우산 비닐을 사용할 수 없고, 체육시설은 일회용 플라스틱 응원용품 사용도 금지했다.
문제는 환경보호를 위해 규제를 신설할 경우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으로 연결돼 정책목표가 상충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위기로 소상공인 경영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민생활력 회복을 위해 정책목표를 조율할 수 있는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결정하고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
간담회에는 한국외식업중앙회,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한국휴게음식점중앙회 등 일회용품 규제와 관련된 주요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단체가 참석했다.
주요 건의 사항을 보면, 먼저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최근 외식업계의 인력 문제를 고려해 식품접객업 매장 내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유예하거나 철회할 것을 제안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대부분의 매장에서 비닐봉투 대신 생분해성 봉투 등 대체품을 사용하고 있으나, 대체품으로 재사용 종량제봉투 사용이 확산할 수 있도록 사업자가 편리하게 구매할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소비자의 환경 인식이 높아지고, 자영업자 경영 여건이 개선되는 등 성숙한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계도기간을 연장할 것을 건의했다.
한국휴게음식점중앙회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지자체별 지역경제 여건에 따라 시행 여부를 결정하거나, 추가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등 전국적 확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나온 애로·건의 사항들을 검토해 제도의 목적인 환경 보호를 달성하면서 소상공인 경영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창흠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공감한다"라며 "환경정책의 목표를 달성하면서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부담을 해소할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원영준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소상공인 정책은 환경·인력·에너지 등 여러 정책분야가 얽힌 복합적인 정책영역"이라며 "이 자리에서 논의된 환경규제도 환경부와 논의해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