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 만에 尹-朴 만남…'보수 대단결' 메시지

입력 2023-10-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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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고 있다. (대통령실)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났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전·현직 대통령 만남에 함께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보수 대단결'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4박 6일간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 곧바로 추도식장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인 '압축 성장'을 취임 후 지금까지 만난 전 세계 92개국 국가 정상들에게 전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족 대표 인사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힘을 모아 우리와 미래세대가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게 아버지의 꿈이자, 저의 꿈이었고, 이곳을 찾아주신 여러분의 꿈'이라는 취지로 말한 뒤 "아버지도 우리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난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데 대해 '민생 소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정치의 본질인 민생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정치의 본질에 가장 근접했던 지도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추도식 참석은 이러한 각오를 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 세번째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윤 대통령,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다만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다. '보수 대단결'이라는 메시지를 내기 위한 국민의힘 출신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이라는 해석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은 패배했고, 내부에서 책임 방식을 두고 갈등이 있었다. 김기현 당 대표가 '2기 지도부'를 꾸리고 혁신위원회까지 출범시켰으나 갈등은 아직 봉합 중이다.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남은 국민의힘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혁신위원회가 출범할 때 이뤄졌다.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만난 두 사람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을 계기로 1년 5개월 만에 다시 한 자리에 선 것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큰 틀에서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국민 통합이라고 바라본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보수가 분열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지 않냐. 신당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래서 보다 큰 틀에서 통합 행보를 하면 다 녹아내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같은 날 본지와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딸'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윤 대통령은 '영향력'이 있다. 상징성과 영향력이 만나는 차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집결 차원에서 만남이 성사된 게 아니냐는 취지로 바라봤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 김기현 당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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