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8시(현지시간) 관영 중국중앙TV(CCTV)를 통해 리 전 총리 사망 소식이 보도된 직후 웨이보에는 네티즌들의 추모 글이 쏟아졌다.
이날 ‘리커창 동지 서거’ 해시태그는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오후 2시 30분 기준 18억 회 넘게 조회됐고, 관련 글은 총 56만 건 이상 작성됐다.
다수의 중국 네티즌은 추모 의미를 담은 붉은 촛불 이모티콘과 함께 “너무 갑작스럽다”, “믿고 싶지 않다”, “침통한 마음으로 리커창 총리를 애도한다”, “인민의 좋은 총리, 인민은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것”, “왜 위대한 사람이 일찍 가는가” 등 추모 글을 적었다.
리 전 총리가 흔들림 없는 개혁·개방 추진을 강조하며 언급한 “양쯔강과 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리 전 총리가 만 68세라는 비교적 많지 않은 나이이고, 올해 3월까지 총리로 활동했다는 점 등을 들며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리 전 총리의 사망과 관련한 민간 반응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정부 공식 웨이보 계정도 이날 리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을 게시했으나, 해당 글에는 댓글 기능이 제한돼 있다. 환구시보나 중국일보, 중국신문망 등 관영 매체들의 웨이보 계정은 댓글은 달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쓴 댓글은 볼 수 없게 조치했다. 반면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나 신화통신 계정은 댓글을 모두 열어둔 상태다.
메신저 위챗은 이날 오전 한때 ‘리커창’의 전송을 통제했으나,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사망 소식을 보도한 뒤 제한을 풀기도 했다.
앞서 1976년 저우언라이 전 총리의 사망과 1989년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사망에 뒤따른 거대한 추모 열기는 각각 1·2차 톈안먼(天安門) 시위로 이어진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과거 두 사례가 중국의 사회·경제적 혼란기와 겹쳤던 만큼, 높은 실업률과 경제난에 직면한 현 중국 당국이 중국인들의 애도를 예의주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 전 총리는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에서 마지막 정부 업무보고를 한 뒤 10년간의 총리 생활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