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저장장치(ESS)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30년 약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150억 달러 규모에서 8년 만에 270% 가량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시장 구도는 중국과 미국이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출력기준 미국이 11.7GW, 중국이 10.9GW이며 독일이 4.6GW, 한국이 4.1GW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은 ESS 보급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2030년엔 중국이 175.1GW, 미국이 123.2GW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요국들은 ESS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설치 의무화, 보조금, 전력시장 참여 유도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기술개발, 설치 의무화, 전력시장 참여 등 전방위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 캘리포니아, 오레건, 메사추세츠, 뉴욕, 뉴저지 등 5개 주에서 ESS 설치를 의무화했고,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 이후 투자세액공제(ITCㆍInvestment Tax Credit)를 통해 ESS 설치 투자비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 및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또 ESS가 전력도매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침도 개정했다.
중국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ESS 연계를 의무화했고, 설비기준을 충족하는 ESS 설비에 대해 지방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한다. 일본은 상업용 및 주거용 ESS 설치에 대해 지방정부에서 보조금 지급한다. 수용가용 ESS 설치에 대해 kWh당 1만~2만 엔의 보조금을 준다.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우리 정부는 ESS 기반의 유연한 전력시스템 구축과 세계 3대 ESS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 점유율을 2025년 15%, 2030년 25%, 2036년 35%까지 끌어올리겠단 계획이다.
장기 스토리지 믹스 최적화, 시장 참여 활성화 및 보급 확대, 시장선점을 위한 핵심 ESS 기술개발, 산업기반 조성 및 글로벌 진출 지원, 안전관리 체계 강화 등 5대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을 통해 리튬전지 글로벌 선두권, 건설·엔지니어링 글로벌 경쟁력, 안정적 전력망 관리 능력, 리튬 ESS 설치·운영 경험(세계4위) 등의 강점을 살릴 계획이다. 여기에 대용량·장주기 저장 기술 부족,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위험 및 낮은 경제성, ESS 관련 시장제도 미흡, 지원정책(요금할인, REC 등) 일몰 등의 약점은 보완할 계획이다.
국내 ESS 설치 규모는 2017년 급성장하다가 2020년 이후 하락 추세다. ESS 설치 현황은 2017년 1046㎿h, 2018년 3836㎿h 2020년 2866㎿h, 2022년 252㎿h다.
ESS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CF100(무탄소에너지 100%)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설비다. CF100의 양대 축이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기 때문이다. 이 양대 에너지원이 조화를 이뤄야 우리의 에너지 안보를 확립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ESS는 필수 요소다.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사용하고 남는 전기를 ESS에서 저장해야하기 때문이다.
ESS 정책은 내수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공략 측면에서도 필요한 정책이다. ESS 세계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ESS 산업 발전 전략’으로 ‘코리아 ESS’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