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주요 민생 현안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이후 김진표 국회의장과 윤재옥 국민의힘·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17개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도 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우리 상임위원장님들을 다 같이 뵙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며 "오늘 정부의 국정운영, 국회의 의견 등 많은 말씀을 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주요 상임위원장들은 윤 대통령에게 소관 분야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상임위원장의 건의를 잘 경청하고 일부 건의 등에 대해 즉석에서 답변하기도 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상임위원장단 간 간담회 주요 내용을 전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국회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회에서 상임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은 역대 처음"이라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상임위원장은 정부의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에 대해 질문했고, 윤 대통령은 R&D 예산 지출 조정 이유와 향후 확대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또 다른 상임위원장은 '미국 내 한국인 전문직 비자 쿼터 확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지도부를 포함해 미 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이 문제를 제기했고,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를 만들어 준 김진표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들에 감사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상임위원장들을 다 뵙고 좋은 말씀을 경청했다"며 "위원장들의 소중한 말씀을 참모들이 다 메모했을 뿐만 아니라 저도 아직은 기억력이 좀 있기 때문에 하나도 잊지 않고 머릿속에 담아 두었다가 국정운영과 향후 정부 정책을 입안해 나가는 데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잘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가 국회의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장면으로 기억될 거 같다"며 만남을 정례화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술 한잔하면서 대화하니 여야가 없더라'는 한 상임위원장 발언을 인용하며 "저녁을 모시겠다"고 화답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국회 사랑재로 걸어가 오찬도 함께했다. 오찬에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사소통 만사형통 운수대통'이라고 건배사를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라는 의미로 '소화제'라고 말하며 건배를 제의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