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힌스' 인수로 日시장 확대
양사, 실적하락에 인기상품 가격 ↑
K뷰티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기대했던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며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양사 수렁에 빠진 화장품 사업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 인상, 인수합병을 통한 포트폴리오 변화로 실적 개선 전략을 세우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를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은 9633억 원, 영업이익은 288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5.7%, 12.7%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국내 사업 매출은 543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줄었다. 해외 사업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3177억 원을 기록했다. 미주, 유럽, 중동, 일본 등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으나 중국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 매출이 하락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 역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8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7462억 원으로 6.6% 감소했다.
화장품 부문 매출을 들여다보면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한 6702억 원, 영업이익은 88.2% 감소한 8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매출은 443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9% 줄었다. 이 중 중국 매출은 1932억 원으로 같은 기간 28.9% 감소했다. 이 역시 중국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 영향 등으로 면세 채널과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하락한 영향이다.
양사 수익성 개선을 위해 화장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LG생활건강은 이달 1일부터 숨, 오휘, 빌리프, 더페이스샵 브랜드 일부 품목의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숨의 ‘시크릿 에센스 EX’는 9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5.3% 올렸다. 앞서 아모레퍼시픽도 설화수의 진설크림 가격을 47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10.6% 인상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 북미, 유럽, 중동 시장 등 해외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는 코스알엑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LG생활건강도 최근 색조 브랜드 브랜드 힌스를 인수하며 해외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세계 3위 규모의 일본 뷰티시장에서 높인 인지도를 보유한 힌스를 앞세워 MZ세대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아시아,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화장품 회사 미국 뷰티 브랜드 ‘더크렘샵’과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이 탁월한 코스알엑스는 최근 3년간의 눈부신 성과 등을 종합했을 때 그룹 사업에 큰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라고 기대된다”면서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향후 중국 시장에서는 마케팅 활동 재개, 북미 사업의 경우 연말까지 사업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