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과 롯데건설이 '광주중앙공원1지구민간공원 특례사업'(광주중앙공원사업) 주도권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사업을 위해 설립한 '빛고을중앙공원개발'(SPC) 최대주주 자리를 두고 맞붙은 것이다.
한양은 법원 판결에 따라 SPC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롯데건설은 판결 이전 지분 인수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며 맞서고 있다. 양 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추가적인 법적 다툼이 예고되는 등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양과 롯데건설은 광주중앙공원사업 최대주주 자리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우선 한양 측은 법원 판결에 따라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26일 광주지방법원은 한양이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SPC 주주 간 특별약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냈다. 재판부는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SPC 주식 25% 전량을 한양에 양도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기존 보유하던 SPC 주식(30%)에 우빈산업 주식(25%)을 합쳐 총 55%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는 게 한양 측의 주장이다.
반면 롯데건설은 판결 이전 우빈산업 지분인수를 통해 총 49%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등극했다고 반박했다. 우빈산업이 지급보증하고 있던 채무를 일부 변제하고, 소유권 분쟁 대상 주식(49%)에 대해 담보권을 실행해 SPC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요지다.
양 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광주중앙공원사업은 광주 최대 규모의 공원 및 비공원 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2722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짓는다. 사업비만 2조1000억 원에 달하는 메머드급 프로젝트다.
빛고을중앙공원개발(SPC)은 해당 사업을 위해 2020년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으로, 한양과 우빈산업은 각각 30%, 25%의 지분을 출자했다. 이 밖에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당초 주주가 아니었으며 이후 시공사로 선정됐다.
한양은 소송 패소를 예상한 우빈산업과 롯데건설 등이 고의 부도를 냈다고 주장했다. 해당 회사들이 이미 PF(프로젝트파이낸싱) 9950억 원을 확보해 브릿지대출 7100억 원을 상환할 수 있었음에도, SPC 나머지 주주인 한양과 파크엠 등에 통보하지 않고 100억 원을 남겨둔 채 고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는 지적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판결이 나기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시공사로의 지위는 변동이 없다"며 "주주 간의 불필요한 갈등으로 사업이 늦어지는 일이 생기는 것은 원치 않고, 기존 사업 내용을 유지하면서 빠르면 올 연말 중으로 착공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양은 형사고발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우빈산업과 롯데건설 등이 한 행위는 주식 탈취이자 금융 사기"라며 "법원 판결에 따른 최대주주로 인정받은 한양은 본 사업의 책임과 관리를 다해 SPC 구성원을 정상화하고, 사업이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