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에게는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감에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는 시기이다. 마음이 불안할수록 수능 전 편안한 식사 자리를 통해 적절한 격려를 함으로써 수험생의 컨디션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 열흘간 수험생 행동지침 7개를 살펴봤다.
수능을 앞둔 요즘 SNS,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는 수능과 연관된 글들이 난무한다. 예상문제나 출제위원 정보, 학원 강사들 동정 등 온갖 내용들이 나타날 것이다. 이에 휩싸이지 말아야 한다. 쉴 사이 없이 울려대는 문자메시지 등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터넷 강의를 듣는 시간 이외에는 아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멀리하는 것이 낫다.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는 순간 온갖 어뷰징(abusing) 기사들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특히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은 숙면의 질을 낮출 수 있을뿐더러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잠깐 본다고 접속한 틱톡(TicTok)이나 쇼츠(shorts) 등 숏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는 시간 소비의 주범이다. 스마트폰을 잡고 있는 시간만큼 수능 성적은 반비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평가원이 EBS 교재의 연계 체감도 상승을 예고했다. 그러므로 수능을 앞두고 가장 중점을 두는 학습 전략은 누가 뭐라고 해도 EBS 교재의 완전 학습이다. 이미 9월 모의평가에서 보았듯이 수능은 연계율 50%이지만 EBS 연계 교재와의 연계 체감도는 높았다. 즉, 연계 교재의 지문이나 문항을 가급적 소극적으로 변형해서 EBS 교재를 철저히 공부한 학생들에게 유리하도록 출제한 바 있다. 그런 경향은 실제 수능에서 이어질 것이다. 연계 교재를 바탕으로 친숙한 소재의 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여 체감난도를 높일 수도 있다. 지문과 문항 이외에도 교재에 나타나 있는 도표나 그래프, 그림, 사진 등도 중요한 출제 요소가 되므로 이 또한 소홀히 하면 안 된다.
EBS 연계 교재 학습하기 이외에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 경험 쌓기가 매우 중요하다.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실전 모의고사마다 철저하게 시간을 재면서 실제 수능 시간표대로 풀어보는 것이다. 올해 수능 카르텔과 킬러 문항 논란으로 올해 공급 예정이었던 실전 모의고사들이 예년에 비해 적을 수도 있으나 양이 문제가 아니고 한 세트를 풀어도 철저하게 정말 실전처럼 풀고 복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들끼리 각기 다른 실전 모의고사 문제지를 구해 교환해서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탐구 영역의 경우 짧은 시간에 여러 문제를 풀거나,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한 유형 학습을 하거나 하는 것이 성적을 좌우한다. 다만 올해 평가원이 사교육 강사들의 실전 모의고사를 최대한 걸러내겠다고 한 바 있어 맹목적인 집중은 조심해야 한다.
10여일 앞둔 시기는 불안감, 아쉬움, 초조함, 후회 등으로 집중이 어려울 수 있다. 갖고 있는 교재 중에서 풀지 못한 문제지가 있다면 더더욱 초조하다. 그럴 때는 이를 중심으로 다시 학습계획을 철저하게 짜도록 하자. 그런 부분이 없다면 전체적인 마무리 학습계획을 다시 짜서 실천하자. 계획표 없이 헤매기보다는 꼼꼼하게 계획표를 짜서 실천하면 긴장감도 누그러지고 불안감도 사라지게 된다.
계획표는 수능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일 단위, 시 단위의 계획을 탄탄하게 세우는 것이 좋다. 정신없이 계획을 수행하다 보면 어느덧 수능일이 다가올 것이다. 이 시기는 차분하게 혼자 정리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수능 직전 기간에 무엇으로 총정리를 할까? 수능 장소에 어떤 교재를 가지고 갈까? 휴식 시간에 본다고 모든 교재를 다 들고 갈 수도 없고, 그동안 만들어 놓은 오답노트를 가지고 가는 것이 제일 좋다. 일반적으로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항을 실제 수능에서도 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시험 직전이나 시험장에서는 자신만의 오답노트를 활용하기 바란다.
오답노트로 복습을 할 때에도 수능 시험 과목 순서대로 학습을 진행하는 것도 좋다. 공부의 끝은 다시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의수능의 결과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특히 지문은 쉬웠으나 문항(문두, 답지)의 이해를 위한 난도가 오른 사실도 오답노트에 적었을 것이므로 이를 활용해야 한다.
이미 이때는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 학원 파이널 강의는 마무리가 되었을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하루의 학습 리듬을 수능 당일의 일정에 점차 맞추어 나가는 것이 좋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했던 학생이라면 서서히 오전에 집중력을 높이는 훈련을 해두어야 한다.
앞으로는 일교차가 큰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중요한 것이 무엇보다 컨디션 관리이다. 대중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 먹는 것도 특히 유의하도록 하자. 평소대로 식사를 해야지 양을 늘리거나 줄이거나 하지 말자. 잠도 평소대로 자는 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평소대로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자. 수능 전 가장 좋은 컨디션 관리 전략에 대해 수험생들은 숙면을 취하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로는 명상을 하기도 한다. 특히 감기 등은 옮기기 쉬우므로 수험생 가족도 수험생처럼 근신해야 한다.
모든 면에서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설령 예측이 맞았다고 해도 실익은 별로 없고 틀리면 당황하여 시험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 특히 수능 난이도 예측은 더욱 그렇다. 올해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쉬운 수능을 예상했지만 9월 모의평가는 그렇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킬러 문항 배제로 상대적으로 수학이 쉽게 출제되고, 국어와 탐구에서 변별력을 갖춘 문항이 출제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하다. 하지만 그렇게 예상하고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수험생들은 당황하게 된다. 난도 예측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수험생들은 어려울 것이라는 가정 아래 담담히 시험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축구 등 스포츠 중계를 보면 후반전 5분을 잘 넘기지 못하고 실점을 해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무엇이든 마무리가 중요한 법이다. 부디 수능 준비의 고된 과정을 겪으며 잘해오다가 마무리가 안 돼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남은 10여일을 잘 보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