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COMEUP)’이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컴업은 1997년 시작된 ‘벤처창업대전’이 모체로, 2019년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투자 유치 등을 위한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로 전면 개편됐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컴업은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전 세계에 알리고,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와 교류하는 장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컴업은 연차가 쌓일수록 추진 목적에 걸맞은 행사로 성장하고 있다. 행사가 처음 시작된 2019년 2만1102명의 참관객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 매해 5만 명이 넘게 찾는 글로벌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컴업은 글로벌 행사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국제적 행사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올해는 윤석열 정부의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순방 외교 성과를 컴업과 연계해 180명 규모의 사우디, UAE 사절단을 포함한 미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일본, 인도네시아, 우간다 등 국내외 29개국의 관계자가 참여한다. 참가 국가가 작년 20개국에서 29개국으로 대거 늘어난 만큼 해외 참여기업을 위한 별도의 글로벌 구역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국내외 벤처캐피털(VC)은 물론 글로벌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학술 대회에 참가하는 각국의 CVC 등 160개 이상의 VC가 참가해 스타트업의 다양한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불러일으킨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 여건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는 하나 현장에서의 체감은 여전히 ‘빙하기’라는 분위기 속에 투자 해빙의 힘을 실어줄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포인트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4447억 원으로 민간과 정책 부문의 투자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급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대로 벤처 투자가 이례적으로 급증한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코로나 이전으로 기간을 확대해 비교해보면 2019년과 2020년 동기 대비 각각 25%, 40% 투자액이 늘어 투자 환경이 개선한 것으로도 비친다.
그러나 스타트업 업계 현장의 체감도는 숫자로 보여지는 것과 사뭇 다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월 국내 스타트업 25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스타트업 애로현황과 실태’ 설문을 보면 41.3%의 스타트업은 ‘자금 조달 문제’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38.2%)’와 ‘인력 부족(22.0%)’ 등을 앞서는 수치다. 또 ‘1년 전보다 투자 유치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스타트업은 10곳 중 단 1곳에 그친다.
작년부터 이어진 스타트업 업계 경영난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응답기업의 40.2%는 작년보다 경영 여건이 악화했다고 했으며 그 이유로는 ‘내수시장 부진(60.6%)’, ‘스타트업 투자 환경 악화(37.5%)’,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 지속(37.5%)’ 등을 꼽았다. 투자 유치에 대한 목마름은 창업생태계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 질문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10곳 중 4곳이 넘는 스타트업이 ‘투자 활성화’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답했다.
정부는 컴업을 ‘스타트업 코리아’ 정책이라는 큰 방향 전환에 있어 외국과 연결하는 게이트웨이이자 플랫폼으로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성공적인 행사 마무리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의 다양한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 등의 낭보가 뒤따르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