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분기 외국인직접투자 수지 첫 마이너스…1998년來 첫 순유출

입력 2023-11-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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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억 달러 순유출 기록…작년 2분기부터 부진
닛케이 “미중관계 긴장 고조가 주요 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1998년 이후 올해 3분기에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고 일본 닛케이아시아(닛케이)가 4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발표한 올해 3분기(7~9월) FDI는 마이너스(-) 118억 달러(약 15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1998년 이후 첫 순유출이다.

중국 FDI는 ‘경제수도’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되며 중국 경제가 혼란에 빠졌던 지난해 2분기에 급락한 후 계속 부진했다.

닛케이는 “외국인들이 중국에 공장 건설 등 신규 투자보다 철수 및 축소 규모가 더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주재 일본상공회의소가 지난달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올해는 중국에 전혀 투자하지 않거나 전년보다 적게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닛케이는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 중국에 대한 FDI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달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경제안보라는 이름으로 반도체 등 중국의 기술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리서치업체 로듐그룹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 외국인 투자를 목적지별로 살펴보면 중국의 비중은 2018년 48%에서 2022년 1%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점유율은 0%에서 37%로 상승했다.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합산 점유율은 10%에서 38%로 늘었다.

중국의 간첩법도 FDI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7월 1일 간첩 행위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한 개정 반간첩법을 시행했다. 이에 현지 외국 기업들은 강화된 반간첩법의 내용이 광범위하고 모호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우라 유스케 NLI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법률과 규정은 투명성이 부족해 중국 내 사업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향상됨에 따라 일부 외국 기업들이 불가피하게 철수를 선택한 것도 FDI 순유출의 요인이다. 가령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달 중국 생산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 닛케이는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 고조를 예상해 자체 칩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필요한 장비와 부품 조달은 더디다”면서 “이는 기술 혁신과 생산성 증가 속도를 둔화시키며 중국 경제 성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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