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전북-포항 경기의 결과를 포항의 0-3 몰수패로 정정해야 한다는 전북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기록되며, 포항(승점 60)과 전북(승점 53)의 승점도 그대로 유지된다.
당시 경기에서는 전반 26분 포항의 김인성이 나가고 신광훈이 들어가는 선수 교체가 진행됐으나, 심판진은 김인성이 아닌 부상으로 경기장 밖에 나와 있던 김용환을 교체되는 선수로 착오해 김인성을 내보내지 않고 신광훈을 들여보낸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했다. 심판은 착오를 인지한 후 전반 31분께 김인성을 내보내고 경기를 속행했다.
이에 전북 구단은 김인성과 신광훈이 K리그 경기 규정상 무자격선수에 해당하므로 경기 결과가 포항의 0-3 몰수패로 정정돼야 한다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연맹은 “김인성과 신광훈이 동시에 경기에 참가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원인은 구단이 아닌 전적으로 심판의 책임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두 선수가 무자격선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연맹은 “경기 중 선수를 교체하는 과정은 코칭스태프가 교체 여부와 대상을 결정하고 심판에게 교체를 요청하는 과정과 구단이 요청한 교체 절차를 심판이 수행하는 과정으로 구분된다”며 “교체 여부와 대상을 결정하고 심판에게 요청하는 과정까지는 구단 책임하에 있고, 교체 절차의 수행은 심판의 책임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이 교체용지에 교체대상 선수를 ‘7번 김인성(OUT), 17번 신광훈(IN)’으로 적어서 대기심에게 제출하는 과정까지는 경기 규칙을 위반한 사항이 없었고, 규칙 위반이라는 결과로 연결될 원인이 발생한 바도 없다”며 “포항 코칭스태프가 원래 김용환을 의도했으나 김인성으로 잘못 적어낸 것은 내심의 의사 문제이고 규칙을 위반한 판단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규칙 위반은 그다음 단계인 심판의 교체절차 수행과정에서 발생했다. 7번 김인성을 내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17번 신광훈을 들여보낸 것은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며 “그러나 교체돼 나갈 선수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그 선수를 내보낸 후 들어올 선수를 들여보내는 절차는 심판의 책임 하에 이뤄지며 그 과정에 구단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다. 심판이 김인성을 내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신광훈이 경기장에 들어간 사실은 심판의 규칙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포항에 귀책사유가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연맹은 “무자격 선수 출장은 곧바로 몰수패라는 엄중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무자격 선수의 개념에는 ‘구단 스스로의 판단, 즉 구단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경기에 출장한 선수’라는 전제가 내재돼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따라서 포항의 귀책사유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김인성과 신광훈을 무자격 선수로 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과거 논란이 됐었던 광주FC의 몰수패 사건도 예시로 들었다.
연맹은 “2021년 광주FC 몰수패의 경우 비록 교체를 허용한 대기심의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당초 그 교체를 결정하고 심판에게 요청한 것은 광주 구단”이었다며 “광주 구단 스스로의 판단에 과실이 있었음이 명백하였기에 4번째 교체선수를 무자격 선수로 판단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996년 수원이 외국인 선수 출장 한도(3명)를 초과해 4번째 외국인 선수를 교체 출장시킨 사건에서도, 규정에 반하는 선수교체를 결정하고 심판에게 요청한 것은 수원 구단이었기에 4번째 외국인 선수를 무자격 선수로 판단했다”며 “반면 연맹은 2000년 전북 대 부천 경기에서 심판의 착오로 인해 교체되어 나가야 할 선수인 박성배가 나오기 전 교체투입 선수인 조란이 들어가 일시적으로 전북의 선수가 12명이 된 사건에서는 두 선수를 무자격 선수로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맹이 이 같은 이유로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전북-포항전은 1-1 무승부로 남게 됐다. 전북은 내부 논의를 거쳐 제소 여부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