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중순 애플 안방서 갤S24 언팩 전망
앞으로 외국인과 통화할 때 서로 자신의 언어로 대화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공개할 갤럭시S24에 처음 탑재하는 실시간 통역 서비스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언팩 개최를 두 달 넘게 남긴 가운데, 이례적으로 제품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갤럭시 마케팅에 벌써부터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애플을 따라잡고,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다시 살리기 승부수로 AI를 찜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실시간 통역 통화인 'AI 라이브 통역 콜'(AI Live Translate Call) 기능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온디바이스 AI란 기기 내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하는 방식이다. 외부 클라우드에 접속하지 않아도 단말기 내에서 자체 정보 수집과 연산이 가능해 처리 속도가 빠르다.
갤럭시 AI가 탑재된 폰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언어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면, 별도의 외부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갤럭시 AI가 이를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해 준다. 이는 상대방이 갤럭시 AI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통역된 대화는 오디오(음성)로 들을 수도 있고, 텍스트 형식으로 스마트폰에 표시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온디바이스'로 제공되는 갤럭시 AI이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통화 내용이 휴대폰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아 보안 측면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실시간 통역 스마트폰은 전 세계에서 처음 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비슷한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지만, 온디바이스가 아닌 외부 클라우드를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모바일 기술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소통과 생산성, 그리고 창조적 경험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다”며 “이제 모바일 AI 기술이 갤럭시와 의미 있게 접목돼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창출하고, 휴대폰의 역할을 재정의할 것” 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실시간 통역 통화가 가능한 구체적인 스마트폰 모델명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내년 초 공개될 갤럭시 AI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언어의 장벽을 획기적인 방식으로 허물고 우리를 더욱 가깝게 연결시켜 줄 것"이라고 밝히며 갤럭시S24 탑재 힌트를 제공했다.
언팩 전 제품 스팩 등이 유출되는 건 이제 일상적이지만, 삼성전자가 언팩을 두 달 넘게 앞두고 직접 제품 신기능 홍보에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번 갤S24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S시리즈 신제품 공개 행사인 ‘언팩’을 개최해왔다. 하지만 올해 갤럭시Z 폴드5·플립5 출시가 전작보다 2주 가량 앞당겨진 만큼, S24 시리즈 언팩 일정도 앞당겨져 1월 중순께 열릴 가능성이 크다. 장소는 애플 본사인 '애플파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I 스마트폰을 성공시킨다면, 애플을 넘어 다시 모바일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정체기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을 되살릴 만큼 파급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