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 변동의 환위험 노출·채권평가차손 발생 가능은 유의해야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 한국 국고채 수익률보다 높아지면서 미 국채 투자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 국채 투자가 장기 자산배분과 절세 효과 등의 장점을 갖고 있지만, 채권평가차손 발생 가능성, 환위험 노출 가능성 등에 대해선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최근 발간한 ‘투자와연금 12호 -한미 금리 역전 시대, 미 국채 직접투자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와 고려할 점’을 통해 미 국채 투자시 기대되는 이점과 유의점을 정리했다.
먼저 보고서는 이례적인 한미 금리 격차로 부각되는 미 국채 수익률의 매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채권을 발행한 주체가 미국 정부라면, 그에 대한 채무불이행 위험은 제로에 가깝다. 그래서 보통 미국 국채에 대한 할인율(금리)은 다른 국가 대비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는 미국 국채의 시장이자율이 한국 국채보다 낮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차이로 인해 미국 국채의 시장이자율이 한국 국채보다 대체로 높게 형성됐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미 국채에 투자하면 한국 국채보다 신용위험이 적은 투자자산에서 더 높은 이자수익률을 얻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경기침체에 대응하면서 장기 자산배분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국채는 경기침체 시 포트폴리오의 손실을 줄이거나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화된다. 경기침체로 인해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감소하는데 이러한 자금이 정부가 보증하는 국공채에 모여드는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외환차익까지도 거둘 수 있다.
아울러 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춘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이자수익 과세 시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채권 이자에 대한 세금은 표면금리에 세율을 곱해 계산한다. 표면금리는 채무자가 채권을 발행하면서 지급하기로 한 금리를 말한다. 미국 국채도 같은 이치로 세금이 계산된다. 시장금리가 어떻든 상관없이 표면이자율이 낮은 채권을 보유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는데, 이는 채권 직접투자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그러나 미 국채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달러 가치 변동의 환위험 노출을 경계해야 한다. 미국 국채에 직접 투자하면 그만큼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이자 등의 채권투자 수익은 환차손에 의해 상쇄될 수 있다. 따라서 미 국채에 투자하기에 앞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경우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채권평가차손 발생 가능성도 있다. 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채권을 사둔 상황에서 오히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평가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내년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 미 국채를 샀다가, 예상치 못하게 물가 상승 혹은 그 외의 이유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채권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채권일수록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격 하락 폭이 클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이규성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자산배분 관점에서 보면 외화자산 및 해외투자를 일정 비중 이상 가져가는 것이 좋다”며 “그중 달러자산인 미 국채를 보유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원화자산에 편중돼 있어 글로벌 경기변동 대응이 취약한 우리나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효한 측면이 더욱 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