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서 바다까지’ 구호 사용 비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게이 총장은 9일(현지시간) 대학 공동체에 이메일을 보내 애크먼 회장을 포함한 졸업생들과 학생들의 비판처럼 학교가 유대인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반유대주의에 맞서기 위해 다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이 총재는 또 반유대주의를 비난하는 여러 서한을 발행하고 학생, 교수진 및 교직원을 아우르는 자문 그룹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강에서 바다까지’ 문구에 대해서도 이스라엘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게이 총장은 “우리 공동체는 ‘강에서 바다까지’와 같은 문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에서 유대인 제거를 암시하고, 유대인 공동체 내에 고통과 존립을 위협하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특정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고 썼다.
‘강에서 바다까지’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한 달여간 미국 전역 대학과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서 울려퍼진 구호다. 팔레스타인 민족주의를 대표하는 문구로 1960년대부터 팔레스타인 독립을 주장하는 여러 단체가 사용해왔다.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유와 이스라엘 점령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하는 표현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이스라엘이란 국가의 존재를 부정하고 이스라엘에서 유대인들을 제거하려는 반유대주의적 구호라고 비판하고 있다.
게이 총재는 FBI와 하버드 대학 경찰국이 조사 중인 지난달 18일 하버드 경영대학원 캠퍼스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의 표준 관행에 따라 법 집행 기관의 조사가 완료되면 교내 학생 징계 절차를 통해 사건을 해결, 대학 정책이나 행동 강령을 위반했는지 판단하고, 그렇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에 유포된 해당 사건의 동영상에는 반이스라엘 시위 도중 유대인 학생을 괴롭히는 하버드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하버드를 포함해 아이비리그 대학의 30개가 넘는 학생 단체는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아닌 이스라엘을 이번 공격의 책임으로 지목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
특히 애크먼 회장은 지난달 11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많은 최고경영자가 혹시라도 이스라엘 비난 성명에 참여한 하버드 졸업생을 채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학생 모임 명단을 구하고 있다”며 적극 목소리를 냈다. 이에 다른 10여개 기업 경영자들도 마찬가지로 이들에게 취업 불이익을 줄 것이라며 동참했다.
애크먼 회장은 또 폭력적인 반유대주의 활동에 가담한 학생들을 정학 처분하고 학교 게시판에 관련 콘텐츠를 게시한 학생도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해운왕’ 이단 오퍼와 부인 바티아는 하버드대 학생들의 성명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 케네디스쿨의 이사직을 동시 사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