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에 생기는 감기 ‘방광염’…조기 진단·치료 중요
방광염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
#직장인 K 씨는 최근 자다가도 깨어 화장실을 가거나, 회사 업무 중에도 화장실을 가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이유는 소변이 자주 마려워진 것 때문. 여기에 화장실을 다녀와도 또 가고 싶어지는 경우도 있어 걱정이 많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가 되자 K 씨는 병원을 찾아 소변검사를 시행하고 방광염 진단을 받았다.
흔히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겨울철에 흔하게 발병하거나 심해지는 질환이 ‘방광염’이다. 김대경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갑자기 소변이 마렵거나 빈뇨, 잔뇨감 증상이 지속될 때 의심해볼 수 있다”면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신체 구조상 방광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근육 기관으로, 빈 주머니처럼 생겼다. 위로는 신장에서 내려오는 요관이 연결되고 아래쪽으로는 요도가 연결된다.
방광염은 세균 감염으로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방광염은 방광의 기능 장애로 이어져 각종 배뇨장애 증상들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하루 8회 이상의 소변을 보는 빈뇨 현상이다. 또 밤중에 소변이 급해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는 야간뇨, 소변 거품이 심해지고 소변 색깔이 탁해지는 현상, 피와 함께 소변이 섞여 나오는 혈뇨 현상과 배뇨 후 소변이 남은 것처럼 느껴지는 잔뇨감 등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김대경 교수는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이나 소변을 볼 때마다 요도가 따끔거리고, 배뇨 후에도 소변이 계속 남아 있는 듯한 잔뇨감, 배뇨통, 혈뇨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이 되면 온도가 낮아져 면역력이 저하돼 방광염 발병과 재발을 증가시킨다. 또 낮은 온도로 인해 기능성 방광 용적이 감소하고, 다른 계절과 달리 땀을 통한 수분 배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더불어 방광의 수축 등 기관에 자극이 가해지는 빈도가 높아짐으로 방광 부위에 세균이 증식할 확률과 염증이 발생할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
방광염은 남성보다 여성에 발병하기 쉽다. 김대경 교수는 “이유는 여성은 항문과 요도가 가깝고 요도 길이가 남성에 비해 짧아 세균이 방광 내로 퍼져 염증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의 신체 구조 특성상 세균들이 많이 번식하는 항문과 질 입구가 요도와 밀접해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감염 외에도 성행위로 인한 요도의 기계적인 손상, 소변을 너무 오래 참거나 꽉 끼는 바지 착용, 폐경 후 여성호르몬의 감소 등도 방광염 유발인자로 작용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방광염 진료(외래·입원) 인원은 157만3392명으로, 여성은 147만4633명이었고 남성은 9만8759명이었다. 방광염 환자 10명 중 9명은 여성이었다.
방광염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 초기 치료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방광염으로 이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방광염이 1년에 3회 이상 재발하는 경우를 만성 방광염이라 한다. 또한, 요로감염이나 신우신염 등으로 이행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제대로 된 치료가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면역력을 높여주도록 노력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소변을 오랜 시간 참는 습관도 좋지 않으니 바꾸는 것이 좋다.
김대경 교수는 “적당한 수분 섭취는 방광 내 세균을 적절한 간격으로 배출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면역력 강화를 위해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방광염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