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합병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통합 셀트리온은 재무적 부담까지 덜어낸 새 출발이 가능해졌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양사 합계 7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셀트리온 4만1972주(약 63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만3786주(약 16억 원)를 행사해 양사 합산 주식 수 기준 총 합병반대 표시 주식 수의 0.19%에 그쳤다.
앞서 셀트리온그룹은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1조 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그러나 셀트리온의 지분 7.43%(1087만7643주)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의 양사 합병안건에 대해 기권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합병을 성공으로 이끌겠단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임시 주총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1조 원 이상이어도 빚을 내서라도 품고 가겠다”라고 추가 자금 확보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셀트리온홀딩스 자금까지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주식매수청구권과 그 이상도 다 받아줄 수 있다”라면서 거듭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합병 추진을 공식 선언한 뒤 저조했던 주가 흐름도 우려 요인이었다. 셀트리온그룹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부양에 나섰다. 올해 2월부터 셀트리온은 총 누적 574만2688주(약 8764억 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총 누적 566만5000주(약 3757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신고했다. 모두 합치면 약 1조2500억 원에 달한다.
셀트리온그룹은 2021년을 목표로 2020년부터 3사 합병을 추진했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급물살을 탄 것은 서 회장이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한 올해 3월부터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연내 마무리하고,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절차를 밟아 내년 말까지 3사 합병을 완료한단 방침이다.
합병 후에는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사업 사이클이 일원화되면서 원가경쟁력을 강화, 공격적인 가격전략 구사가 가능해져 판매 지역 및 시장점유율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목표는 2030년 연매출 12조 원 달성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올리면서 경영 성과가 이미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통합 셀트리온은 다음 달 28일 출범한다. 신주 상장은 내년 1월 1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