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확산에 타이어 마모 잡는 '유로7'…"국내 정책 기반 마련해야"

입력 2023-11-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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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 관리 환경 토론회' 개최
전기차, 내연기관 차보다 타이어·브레이크에 더 부담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유럽 연합에서 시행하는 규제 기준인 유럽 배출가스 기준(European emission standards)은 현재 '유로 6'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의 확산으로 타이어와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미세 마모 입자가 늘면서 처음으로 비배기 오염물질까지 관리하는 '유로7'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 관리의 필요성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아이오닉 6 생산 시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타이어 마모 입자 등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까지 관리하는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정책 기반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한국자동차연구원과 함께 15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 관리 환경 '포럼'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이란 내연기관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제외한 자동차 관련 오염물질로 타이어나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미세 마모 입자를 뜻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비배기 오염물질에 대한 국내외 최신 동향과 연구 결과 등을 공유하고 향후 정책 방향과 관련된 의견을 수렴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 기준이 포함된 차기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7' 초안을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유럽연합 이사회 및 의회가 '유로7' 수정안을 올해 9월 및 10월에 각각 발표했다.

이달 의결 예정인 '유로7'은 규제 시행 후 24개월 이후 적용된다. 암모니아·비배기 입자(PM) 등 신규 물질의 기준 추가, 실도로 시험 조건 강화, 전기차 배터리 내구성 기준 확대 등이 특징이다.

또, 유엔 산하 국제 자동차 규제조화포럼(WP29)에서도 올해 6월에 브레이크 시험방법을 채택했고, 9월에는 타이어 시험방법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왼쪽부터 기아차의 EV9 일반 모델, EV9 GT 라인(HDP 탑재), EV9 GT 라인(HDP 미탑재). (이민재 기자 2mj@)

국제사회가 비배기 오염물질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기차의 확산 때문이다.

대부분 시판용 전기차는 대용량의 배터리팩에 의존하는 BEV(Battery Electric Vehicle, 배터리식 전기차)들이다. 이 친환경 무공해 차량의 환경적 문제는 배터리팩으로 인해 같은 체급의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100~300kg 이상 무겁다는 것이다. 이는 브레이크 시스템과 타이어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해지는 결과로 이어져 많은 비배기가스를 유발한다.

실제로 독일 폭스바겐 사의 '골프'의 경우 간이 하이브리드차(MHEV)의 표준 모델의 무게는 1306kg인데 반해 같은 사이즈의 전기차인 EV 'ID3'의 45kWh(킬로와트시)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표준 모델의 중량은 1719kg으로 400kg 더 무겁다.

배터리 무게 외에도 모터로 구동하는 전기차는 발진과 가속 시의 강력한 토크가 강점으로 이는 타이어 마모량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환경과학원은 비배기 오염물질 관리에 대한 국제 동향을 알아보고 향후 정책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 국제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는 한편, 자동차연구원과 협력해 산업계 및 학계, 연구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이번 포럼을 구성,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자동차 제작 및 수입사, 타이어·브레이크 제작 및 수입사, 전문 연구기관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유럽 등 국내외 전문가 6명이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 관련 연구를 공유하고 국내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특히 유럽 자동차 제조자 협회의 폴 그리닝(Paul Greening) 박사가 '유럽연합의 미래 비배기 마모입자 관리 제정안'을 주제로 '유로7'의 비배기 시험방법 등 관련 규정 제정에 대해 소개한다.

권상일 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장은 "국제적으로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관리는 내연차량의 대기오염물질뿐만 아니라 전기차량의 타이어 마모 등 비배기 오염물질도 관리하는 패러다임으로 확대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국제동향을 면밀하게 살피고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자동차 비배기 오염물질 관리를 위한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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