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이후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섹터였던 이차전지 업종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일 평균 매수액이 1200억 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을 얻는 공매도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면서, 공매도 금지에 따라 급등한 이차전지 섹터 인버스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12일 상장한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는 이달 3일까지 하루평균 412억 원어치 매수됐다.
그런데 공매도가 금지된 6일 이후 13일까지 해당 ETF의 평균 매수액은 1689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전면 금지 이전 대비 하루 평균 1277억 원이 더 매수된 셈이다. 해당 기간 거래대금은 1조137억 원에 달한다.
수급 주체는 대부분 개인이었다. 6~13일 개인은 해당 ETF를 429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405억 원, 외국인은 46억 원 순매도했다.
이차전지주 하락에 따른 수익을 시현할 수 있는 수단인 공매도가 가로막히면서 유사한 상품이면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 직후 급등한 이차전지주의 조정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인버스 ETF 매수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이차전지 섹터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6일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일 하루에만 22.76%가 상승한 것을 비롯해 POSCO홀딩스(19.18%), 에코프로(29.98%), 에코프로비엠(30%), 엘앤에프(25.30%) 등 대형주들이 큰 상승폭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대부분 상승분을 반납한 상태다. 7일 이후 13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15.81%, POSCO홀딩스가 13.41% 하락했고, 에코프로(-16.91%), 에코프로비엠(-24.08%), 엘앤에프 (-25.36%) 등도 약세였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것 역시 주가 약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차전지 테마 대표주인 에코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은 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3% 감소했다.
향후 이차전지 업종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아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차전지는 가격과 수요 모두 부진이 동시에 발생해 주요 업체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평균 34% 하락했다”며 “전기차 가격 부담과 고금리 환경이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므로 수요 불확실성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리튬 가격 하락 전망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수혜 등 긍정적인 요소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