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감소’ 서울시·자치구 건전재정 1호 발표…“선심성 복지 사전 차단”

입력 2023-11-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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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건전재정 공동선언’ 이후 조치
전 구민 대상 현금성 복지사업 시 사전협의

▲오세훈 서울시장과 25개구 구청장들이 ‘건전재정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자료제공=서울시)

13년 만에 세수 감소로 인해 예산을 축소한 서울시가 25개 자치구와 함께 무분별한 선심성 복지사업 추진을 사전에 차단하는 내용의 ‘건전재정 실행방안 1호’를 추진한다. 이는 전 구민 대상 현금성 복지 사업을 실현하기 전 서울시와 구청장 간 협의를 거치도록 해 재정 낭비를 막기 위한 제동장치를 마련한 것에 의미가 있다.

14일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건전재정 실행방안 1호’로 ‘전 구민 대상 현금성 복지사업 신설·변경 시 사전협의 의무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7월 오세훈 서울시장과 25개 구 구청장들은 건전재정에 대해 노력을 하기로 합의하며 ‘건전재정 공동 선언’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선언은 경기침체·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세수 결손과 저출생·고령사회 가속화에 따른 세출 증가 등 재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실제로 시의 내년도 예산은 세수 감소의 영향을 받아 13년 만에 축소됐다. 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은 45조72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4675억 원 줄었다.

이번 건전재정 실행방안 1호는 무분별한 현금성 복지 사업에 대해 의무적으로 구청장협의회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한 게 핵심이다. 특히 무분별한 선심성 사업은 비용 대비 효과성 부족,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활용 저해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또 인접 자치구 구민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민원도 꾸준히 이어져 대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시는 이를 통해 자치구 간 자정 작용을 통해 선심성 사업을 방지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방안은 이달 15일 제185차 구청장협의회 정기회의 시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25개구 구청장들이 ‘건전재정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자료제공=서울시)

서울 각 자치구에서는 재난 지원금이나 여러 수당 등 선심성·포퓰리즘 사업이라고 비판받는 정책들이 추진돼왔다.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는 과정에서 금천구와 관악구는 한 사람당 5만 원씩 ‘전 구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9년 지급됐다 폐지된 중구의 ‘어르신 공로수당’도 마찬가지다. 어르신 공로수당은 관내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기초연금 대상자에게 매월 10만 원씩 지역 화폐 형태로 지원한 것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기초연금과 중복된다는 제동을 걸었고, 인근 자치구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전재정 공동선언 이후에 태스크포스(TF)도 꾸리면서 단계별로 건전재정에 대한 합의점을 이뤄가고 있다”라며 “우선적으로 ‘전 구민 대상 사업’에 대해 구청장협의회에서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향후 특정 계층 등 견제 장치를 후속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안은 건전재정 공동선언 이후 시와 25개 자치구가 구성한 ‘건전재정 자치구 TF’에서 논의를 거쳐 합의안을 도출했다. TF는 매월 회의를 개최해 시·자치구 재정 건전성 제고 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상훈 서울시 행정국장은 “건전재정 실행방안 1호를 통해 무분별한 선심성 사업으로 인한 재정 누수를 사전에 차단하고,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한 꼭 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와 자치구가 힘을 모아 건전재정 실행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실행해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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