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경제 회복'에 방점을 찍고 이번 주에 다시 정상 외교에 나선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기간 다자무역체제 복원, 공급망 구축, 기후위기 극복 기여 방안 등에 관한 구상을 밝힌 윤 대통령은 20~26일 예정된 영국 국빈방문, 프랑스 방문에서도 경제 협력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사 유치 지지 노력을 이어간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APEC 정상회의에서 △교역·투자 및 공급망 △디지털 △미래세대 등 분야별 '연결성' 강화를 강조했다. APEC 중심으로 세계 경제 연결성(connectivity) 가속화 이유로 "세계 경제가 다시 역동성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라고 꼽은 윤 대통령은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 △스마트 모빌리티 특별 이니셔티브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첫 번째 세션에서 "지금 우리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전례 없는 글로벌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기후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청정에너지 체제 전환 과정에 한국이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기후 격차 해소를 위해 책임 있게 기여해 나갈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여기에는 무탄소 에너지 활용 확산, 녹색해운 항로 구축,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3억 달러 공여, APEC 기후센터를 통한 기후대흥 경험 및 지식 공유 등이 포함된다.
윤 대통령은 두 번째 세션에서 '역내 공급망 연계성 강화' 차원의 국제 공조 필요성과 '규범 기반' 무역 질서 복원을 강조하고, 인공지능(AI)·디지털 관련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에 대한 관심 등도 촉구했다.
특히 '경제 정책 불예측성'이 다자주의 및 자유무역주의 정신에 반하는 점을 지적한 윤 대통령은 "APEC이 공급망 교란에 대처하기 위해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등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우선적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2차 정상회의에 참석해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인적 교류 활성화, 에너지 안보·기술 관련 협력 확대 등을 논의했다. 이번 IPEF에서는 공급망·청정경제·무역 등 분야별 협정이 체결되거나 논의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실판 아민 GM 수석부회장 등 주요 기업인과 만나 한국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재미 한인 미래세대와 만나 국가 연구·개발(R&D) 등 지원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페루, 일본, 칠레, 베트남 등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열어 핵심 광물과 공급망, 청년 교류 등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한일 양국은 스타트업과 수소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7일(이하 현지 시각) 스탠퍼드 대학에서 '한일, 한미일 첨단기술 분야 협력'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도 했다. 이와 별개로 윤 대통령은 16일 오후 IPEF 정상회의를 마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별도로 만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도 짧게 만났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에 재차 경고하는 한편, 2030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노력도 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행정 전산망 마비 등 국내 현안에 대해 보고받고, 경제 상황을 점검하는 등 민생 현안도 챙긴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정부합동 TF 가동을 지시한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20일 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방문차 출국한다. 영국 국빈 방문에서 윤 대통령은 △신시장 확보 △첨단 산업 공급망 협력 △첨단 과학기술 협력 △무탄소에너지 연대 등에 중점을 둔다.
이와 관련 영국 국빈 방문 기간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양국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하는 한영 비즈니스 포럼, 영국 왕립학회가 개최하는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 미래포럼, 런던금융특구 시장 주최 만찬 등 관련 일정을 참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3일 프랑스 파리로 이동, 파리 주재 각국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들과 만나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