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느리게 뛰는 ‘서맥’…어지럼증·실신에 호흡곤란까지 [e건강~쏙]

입력 2023-1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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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박동 분당 50회 미만이면 진단…유일한 치료법 ‘인공심장박동기’

박동기 시술, 전신마취 없이 2시간 이내…고령도 가능
전자기기 사용, 치과시술 가능할 정도로 발전 일상생활 OK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이투데이DB)

심장 맥박이 빠르거나 느리게 뛰는 질환이 ‘부정맥’이다. 이 중 맥박이 느리게 뛰는 경우가 ‘서맥’이다. 서맥성 부정맥은 분당 60~100회를 뛰어야 하는 심장박동이 분당 5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뛰면 진단할 수 있다.

분당 50회 정도의 경미한 서맥은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분당 40~45회 미만이거나, 수 초 이상 심장이 멈춰서는 심한 서맥은 어지럼증, 실신, 운동 시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로 심장박동이 만들어지는 부위인 동결절이 약해지거나(동기능 부전), 심방과 심실이 연결되는 전기통로가 약해져(방실차단) 생긴다.

진은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과낸과 교수는 “보통은 약물치료가 어려워 심장을 정상 속도로 뛰게 해주는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꼭 필요하다”며 “환자들은 심장에 박동기를 넣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만, 시술 자체는 어렵지 않다. 실제로 전신마취 없이 약 2시간 이내에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서맥, ‘인공심장박동기’ 시술 유일 치료법

혈관 질환, 약제에 의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서맥은 원인만 제거하면 없어지지만, 대부분의 서맥은 노화로 인한 구조물 기능이 약해져 생기기 때문에 약물치료는 어렵다. 동기능 부전은 노화 등으로 동결절이 약해져 생기며, 방실차단은 심방과 심실 사이에 전기를 전달하는 방실결절 부위가 약해지면서 전기가 잘 전달되지 않아 생긴다. 맥박이 심하게 느려지면 쓰려지거나 폐부종으로 심한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꼭 필요하다.

인공심장 박동기 시술은 작은 기계 장치를 앞가슴 피부 아래에 넣고, 이에 연결된 전깃줄을 심장 안에 넣어 두어서 심장이 멈추지 않고 계속 뛰게 해주면 끝난다. 전신마취는 필요하지 않고, 약 1시간 30분~2시간 시술하며, 보통 2일 뒤 퇴원하여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서맥은 노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인공심장박동기 시술도 고령 환자가 많다. 진은선 교수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도 아니고 심장을 여는 수술도 아니기 때문에 시술 자체의 위험도는 낮은 편”이라며 “순간적으로 심장이 수 초 멈추면 굉장히 위험하므로 고령이라는 이유로 시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공심장박동기는 전기장판, TV, 전자레인지 등의 생활가전에는 대부분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는 거의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다만, 안마 의자의 경우, 박동기 근처에 강한 진동을 일으키는 경우는 영향이 있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압선을 가까이에서 만지는 직업, 초대형 스피커 바로 앞에서 작업하는 등 강한 전기장에 노출될 때는 이상이 있을 수 있어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비행기에 탑승 시에는, 공항 검색대에서 이용하는 탐지기에 강한 전기장이 있으므로, 탐지기를 통과하지 않도록 인공심장박동기 환자임을 증명하는 카드를 보여주고 우회해서 들어가게 된다.

▲진은선 교수는 “순간적으로 심장이 수 초 멈추면 굉장히 위험하므로 고령이라는 이유로 시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치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인공심장박동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Q.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아니다. 일상적인 전기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안마기처럼 기계 삽입 부위에 강한 진동이 발생하는 건 오작동 우려가 있어서 권장하지 않는다. 나머지 생활 전자기기 사용에는 영향이 없다.

Q. 핸드폰을 시술 부위 가까이에 오래 두면 안 된다?=맞다. 일시적으로 가까이 두는 건 괜찮다. 다만 기계 삽입 부위의 가슴 앞주머니에 핸드폰을 오래 두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Q. 인공심박동기 공항 검색대 통과가 가능하다?=아니다. 공항 검색대는 강한 전기장이 있어 서서 검색하는 검색대나 손으로 들고 하는 검색 장치 모두 피하는 게 좋다. 시술을 받으면 해당 기기 회사에서 신분증처럼 생긴 환자 카드를 제공하므로 공항에서 이를 보여주시면 검색대를 우회하거나 손으로 검색하는 방법으로 검사할 수 있다.

Q. 대형상가 도난 방지 장치도 통과 안 된다?=아니다. 대형상가나 서점의 도난 방지 장치는 그냥 지나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고 경고음이 울리지도 않는다. 단, 장치 앞에 장시간 서 있는 것은 박동기 오동작을 일으킬 수 있어서 피하는 것이 좋다.

Q. 인공심박동기를 부착했어도 치과 시술은 받아도 괜찮다?=맞다. 일반적인 치과 시술은 문제없다. 다만 강한 진동이 오래 가해지는 경우 영향이 있을 수 있으니 치과에 방문할 때 기기 삽입 환자임을 알리는 게 좋다.

Q. 인공심박동기 있으면 다른 수술이 불가능하다?=아니다. 특별히 피해야 할 수술이나 처치는 없다. 다만 기기의 모드 조정 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수술이 있을 수 있으니 해당 의료진과 꼭 상의해야 한다.

Q. 인공심장박동기는 한번 넣으면 평생 사용할 수 있다?=아니다. 배터리가 다 되면 기계를 빼내고 새 기계를 넣어야 한다. 그래서, 배터리 잔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병원에 주기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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