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은 역사상 최저점 수준…현대차ㆍ기아 PER 4.43배, 4.64배
"자동차주 밸류에이션 정상화 가능성" vs "고금리 끝나지 않아 신중해야"
저평가된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3분기에만 6조 원 넘게 벌어 상장사 영업이익 1, 2위를 기록했다. 올 한해 영업 전망치도 지난해에 비해 최소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린다.
2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43% 빠진 18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로 기간을 늘려보면 8.19% 오른 수치다. 기아도 같은 기간 9.75% 올랐다.
올 3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은 괄목할 만하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82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로 크게 늘었다. 기아는 3분기 2조865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72% 높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줄곧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2조4335억 원)보다 각각 1조3883억 원, 4316억 원 높은 수치다.
연간으로 봐도 두 회사의 실적은 상당히 좋다. 올해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56.55% 증가한 15조3728억 원으로 예상 중이다. 기아의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67.25% 늘어난 12조977억 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선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감으로 자동차 대표주들의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 중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상 최저점 수준이다. 현대차의 경우 PER(주가수익비율)가 4.43배이며, 기아도 4.64배에 불과하다. 반면,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15.41배 △LG에너지솔루션(73.28배) △삼성바이오로직스(62.32배) △POSCO홀딩스(31.24배) 등이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매우 저렴하다는 뜻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대 내연기관차 중심의 레거시 업체들의 불리함을 고려해도 PER 3∼4배는 비정상”이라며 “특히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투자(비용) 증가에도 매 분기 2조∼3조 원씩 현금이 축적되고 있어 추가 주주환원 정책을 기대할 수 있고 동반 투자가 필요한 밸류체인에 대해서도 적정 수익성을 유지시켜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 고금리 상황이 끝나지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미국 시장에선 60개월 기준 할부금융 금리가 7.51%로, 60일 이상 연체율이 6.1%를 달성하는 등 30년 만에 최대치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미국 테슬라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고금리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 대한 의견도 내비친 바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같은 고가의 내구재는 대출을 끼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 내구재보다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미국의 고금리가 지속하면 자동차 수요가 계속 버텨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