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분양권의 전매 제한 해제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데다, 비규제지역인 강동구에 위치해 수억 원의 웃돈이 붙어 입주권이 거래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다만 분양권 해제와 '쌍두마차' 격인 실거주 의무는 여전히 묶여있어 시장 혼란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의무 관련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내년 5월 자동 폐기될 가능성도 염두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거주 의무 해제가 투기 수요를 부채질해 집값이 뛰는 등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어 정부가 신중한 스탠스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12월 부터 풀릴 예정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1만200여 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로,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작년 12월 분양해 2025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최근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입주권은 6억원 이상 '피(프리미엄)'가 붙어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이달 7일 19억5405만 원에 거래됐다. 앞서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던 6월 동일 평형이 17억 원 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 원 가량 뛰었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오름폭은 더욱 크다.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12억9600만 원~13억2040만 원으로, 6억 원 이상 웃돈이 붙어 거래가 체결된 것이다.
실제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둔촌주공이 위치한 강동구의 분양권·입주권 전매 건수는 6월 이후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월별로 보면 4월 11건, 5월 17건, 6월 26건, 7월 17건, 8월 7건, 9월 7건, 10월 4건, 11월 1건으로 전반적인 거래량 하락 흐름 속에서도 꾸준히 거래가 체결됐다.
강동구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유일한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 지역 현장의 표정은 복잡한 모양새다. 다음 달부터 전매제한 해제로 분양권 거래는 가능하지만, 실거주 의무 완성을 위해 재임차 하거나 매수인은 사고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4월 국토부는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수도권 최대 10년에서 공공택지·규제지역·분양가상한제지역 3년, 과밀억제권역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했다. 전매제한 완화와 달리 실거주 의무 폐지는 주택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에서 통과가 돼야 하지만, 여야 간 이견 대립으로 연내 통과 가능 여부를 예상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당장 12월 부터 둔촌주공 뿐만 아니라 장위자이레디언트(2840가구), 강동헤리티지자이(1299가구) 등 인접 대단지들의 분양권도 함께 시장에 풀릴 예정이어서 시장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단지 수요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란 데 동의하면서도 국회에서 법안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거주 의무가 풀리면 분양권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되고 투기 수요가 과열되는 양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분양권이 풀리는 일부 단지 수요자들을 위해 전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상반기 1·3 대책 이후 집값 회복이 빨라지고 분양가도 많이 올라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이 때문에 현시점에서 실거주 의무를 풀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만일 실거주 의무가 풀린다면 분양권 프리미엄이 더 높게 형성되고 과거처럼 투기장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단지의 실거주 의무를 풀 경우, 전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수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회가 연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내년 5월 자동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