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퍼주기 논란에 선 그어...“동등한 위치에서 연구할 수 있어”
이종호 장관은 20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해외우수연구기관 국제공동연구 심포지엄에서 2024년도 글로벌 R&D 추진방향을 설명하며 “국가의 사활과 이익이 걸린 분야에서 과학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연대·협력에 기반을 둔 글로벌 R&D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10년간 정부 전체 R&D가 약 2배 증가했지만, 우리나라 글로벌 R&D는 미국, EU 등 주요국 대비 투자 규모가 현저히 부족한 실정으로 정부 R&D 중 글로벌 R&D 비중이 1.6%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에 내년 글로벌 R&D 투자 규모를 종전 대비 3배 가까이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전 세계적인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최고의 과학기술력을 보유하고 우리나라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와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장관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나 홀로 기술 개발을 고수하면 글로벌 표준 기술개발 규범 제정이나 표준화 논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성과가 대부분 국제 공동연구로 창출되고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기정통부는 2024년 R&D 구조 개혁과 세계 최고, 최초를 지향하는 글로벌 연구를 강화해 명실공히 ‘퍼스트 무버’로 전환 추진하겠다”며 “2024년은 양적, 질적으로 글로벌 R&D의 새로운 퀀텀 점프가 이뤄지는 원년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바이오·AI·양자·반도체 등 전략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 지원 △우수한 젊은 연구자의 글로벌 진출과 교류협력 강화하는 방향으로 양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내년에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미국)에 150억 원, 원천기술 국제협력개발(미국, 유럽)에 101억 원, 양자기술 국제협력강화(선진국 13개국) 78억 원, 정보통신방송기술 국제공동연구(미국 등 14개국) 113억 원, 톱티어 연구기관 협력 플랫폼 구축(선진국) 100억 원을 투입해 글로벌 대형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질적으로는 △데이터에 기반한 국가별·기술분야별 협력전략을 마련하고 국내외 연구자·연구기관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할 방침이다.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조정실장은 글로벌 R&D가 외국에 예산 퍼주기식 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일각에 우려에 대해 “오히려 우리나라의 기술적 수준이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동등한 위치에서 연구할 수 있다”면서 “연말까지 국제 공동연구 매뉴얼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