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톱, 시들한 中 시장에 3분기 성적 부진
아모레, 현지 편집숍ㆍ온라인몰 공략
국내 화장품 업계 양대 산맥인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이 3분기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주력인 중국 시장 매출이 엔데믹 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양사는 새로운 뷰티 시장으로 부상 중인 일본으로 눈을 돌려 반전을 꾀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조746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4% 감소한 1285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16.3% 밑돌았다.
실적 악화의 주원인은 LG생활건강의 연속 성장을 책임지던 중국 시장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해외 매출은 4432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9% 줄었다. 특히 이 가운데 중국 매출이 28.9%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은 9633억 원, 영업이익은 28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5.7%, 12.7% 감소한 금액이다. 해외 사업 매출은 317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3억 원을 냈는데, 그나마 전년 동기 보다 9억 원의 적자를 줄였다. 중국 매출이 위안화 기준으로 10%대나 줄어든 대신 아세안과 일본 시장에서 선전했다.
양사의 4분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8.3% 감소한 1조6589억 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1% 줄어든 373억 원으로 점쳐진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전망이 어둡다.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1조2239억 원이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46.1% 줄어든 424억 원으로 추정된다.
양사의 복안은 중국 시장 대신 K뷰티의 새 무대로 부상한 일본 시장 공략이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작년 일본의 수입화장품 중 한국산이 23.4%로 1위였다. 올해 상반기도25.6% 비중으로, 전통의 뷰티 강국인 프랑스산(22.6%)을 제쳤다.
LG생활건강은 자체 브랜드 ‘VDL(브이디엘)’, ‘글린트 바이 비디보브’, ‘프레시안’ 등의 성공에 힘입어 일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월 초 일본 온라인 쇼핑몰 큐텐을 통해 론칭한 ‘퍼펙팅 실키핏 쿠션 및 파우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2% 껑충 뛰었다. 일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VDL 입점 요청이 쇄도해 연말까지 일본 버라이어티숍 등 500여 곳에 입점할 계획이다. 최근 일본 뷰티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은 ‘힌스(hince)’를 통해 색조 화장품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회사 지분 75%를 425억 원에 인수했다.
2006년 일본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아모레퍼시픽도 브랜드 라인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일본 진출 브랜드는 △이니스프리 △라네즈 △에뛰드 △에스쁘아 △에스트라 △헤라 등이다. 각 브랜드의 전략에 따라 원브랜드숍, 앳코스메(@Cosme), 로프트(Loft) 등 현지 주요 뷰티 편집숍과 온라인몰을 넘나들며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뷰티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K뷰티의 일본 수출액은 높은 성장세”라며 “혁신적인 상품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본 뷰티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가 빠른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