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CJ제일제당, 여성임원 비중 20% 넘어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6%대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매출액 상위 100개 기업의 올해 반기 보고서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 내 여성 임원이 작년보다 36명(8.9%) 증가한 439명으로 전체(7345명)의 6.0%를 차지했다고 23일 밝혔다.
임원은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한 기준이고,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반기 보고서 제출 이후 임원 변동 사항은 반영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39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403명보다 여성 임원이 1년 새 36명(8.9%) 증가했다. 2022년에 전년 대비 25%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성 임원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비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이 2.4% 정도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여성 임원 증가 속도는 꾸준했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019년 3.5%에서 2020년 4.1%, 2021년 4.8%였다가, 작년에 5.6%로 증가,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여성 임원 숫자는 2004년 1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부터 꾸준히 증가, 2013년 처음으로 100명 시대를 열었다. 현재 추세라면 2025년 5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둔 곳은 올해 72곳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IT) 분야는 172명으로 전체 여성 임원의 39.2%로 가장 많았고, 조선ㆍ해운ㆍ철강ㆍ에너지ㆍ기계 등 업종에서는 여성 임원이 없는 기업이 많았다.
출생 연도별로는 1970년대 초반(1970∼1973년) 출생자가 157명(35.8%)으로 가장 많았고 1974∼1976년생이 114명(26%), 1977∼1979년생이 67명(15.3%)으로 뒤를 이었다.
단일 출생 연도 기준으로는 1971년생이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3년생(44명), 1975년생(43명), 1972년생(38명), 1974년생(37명) 등 순이었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최다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72명의 여성 임원이 활약하고 있다. 작년 65명보다 1년 새 여성 임원이 7명 늘었다.
이어 CJ제일제당이 30명으로 뒤를 이었다. 네이버(26명), 현대자동차(21명), 롯데쇼핑(15명), 아모레퍼시픽(14명), LG전자(12명), LG유플러스·미래에셋증권(각 11명), KT·SK·SK텔레콤(각 10명)도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 임원이 10명 이상인 기업 중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여성 임원 비율이 25%로 가장 높았고, 이어 CJ제일제당(23.6%), 네이버(19.8%), 롯데쇼핑(16.5%), LG유플러스(15.1%), KT(10%) 등 순이었다.
여성 임원 중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하는 사내이사는 8명이었으며, 대표이사 직함까지 보유한 여성 임원은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사장(1956년생), LG생활건강 이정애 사장(1963년생),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1970년생), 네이버 최수연 대표(1981년생)로 모두 4명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최근 ESG 경영이 재계에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성 직원과 함께 여성 임원은 당분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주요 대기업 중 철강, 조선, 해운, 기계 등 여성 직원이 비교적 적은 업종의 회사에서는 당분간 내부에서 여성 임원이 배출된 가능성은 크지 않고 주주와 투자자 등을 고려해 외부에서 여성 인재를 영입해서 1~2명의 여성 임원 자리라도 만들려는 시도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