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6월 시크교 지도자 살해…외교 관계 악화 계기
대중 견제에 인도 중요성 커져
인권 문제 외면 비판도
서구권이 시크교 분리주의자들에 대해 극단적으로 대응하려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미국에서 인도로부터의 독립운동에 관련된 시크교 분리주의자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에 우려를 전달하고, 살해 계획에 가담한 인물에게 책임을 추궁할 것을 요구했다.
암살 음모의 표적이 된 인물은 ‘시크 포 저스티스’라는 단체의 법률 고문이자, 미국과 캐나다 시민권자인 쿠르파완 싱 파눈이다. 그는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시크교 분리주의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서방 국가에서 시크교 독립국 수립을 위한 국민투표 운동을 조직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에이드리언 왓슨 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며 “고위급 수준을 포함해 인도 정부에 관련된 우려를 제기했으며, 책임 있는 자가 누구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기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 정부 당국자는 놀라움과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러한 성격의 활동은 인도 정부의 정책이 아니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서방 국가에서 시크교 분리주의자가 신변에 위협을 받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월에도 캐나다에서 캐나다 국적의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단체 지도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이 사건은 캐나다와 인도의 외교 관계가 악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캐나다가 해당 사건의 배후에 인도 정부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당시 현지 언론들은 캐나다 정부가 이미 이번 사건에 개입한 인도 정부 당국자와 주 캐나다 대사관 소속 외교관 등의 대화 내용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국가라는 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인도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시크교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비판을 피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시크교 분리주의자의 안전과 인권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