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유족의 일본 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 선고 기일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법원의 1심 각하 취소 판결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이용수 할머니와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 유족 등 15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청구를 각하 판결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 금액을 전부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2016년 1심 소송 당시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와 그 유족 21명이 "1인당 2억 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했던 청구 금액 각 2억 원을 수용한 것이다.
당초 1심 재판부는 국제법 관습상 '국가면제' 원칙을 적용해 피해자 할머니들과 그 유족의 소송을 각하한 바 있다. 다른 주권 국가를 상대로 그 주권적 행위에 민사소송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다르게 봤다. "법정지국(소송이 제기된 법정이 위치한 국가) 영토 내에서 그 국민에 대해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사망이나 상해를 일으킬 경우 국가면제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는 내용의 이탈리아, 브라질, 우크라이나 판결 등을 언급하면서 "국가면제와 관련한 국제법 체계가 개인의 재판청구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최근 변화를 설명했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한 이용수 할머니는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감사하다. 하늘에 계신 할머니들도 모시고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