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야당, 예산안 예비심사도 폭주...여야 합의 난망

입력 2023-11-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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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예산안 심사 경과 및 향후 심사방향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정부·여당의 예산안 심사 지연에 유감을 표한다”며 자체 수정 예산안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까지 국회 상임위원회 16곳에서 예비심사를 진행해 절반의 상임위에서 예산안을 단독 의결한 야당의 일성이다.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참여하는 소소위가 27일부터 시작될 거란 전망이지만 이견이 커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강훈식 예결위 간사는 이날 오전 당대표회의실에서 ‘예산안 심사 경과 및 향후 심사 방항’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하는 권한이 있다면 국회는 심의하는 권한이 있다. 수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민주당은 정부 원안에서 2조 원 가량 감액한 예산 수정안을 마련해 단독 의결을 코앞에 두고 여야 합의로 철회했다. 이번에도 정부·여당이 증액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다수당의 지위를 활용해 정부 동의가 필요한 증액을 제외한 자체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강 간사는 “1일 공청회부터 부별심사, 종합정책질의, 조정소위까지 약 4주간 책임 있는 정부·당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마치 시간끌기만 하면 야당이 불리해질 거란 생각을 가진 듯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여당이 국회법 제53조3 본회의 자동 부의 조항을 악용하려는 의도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국회법 제85조3에 따르면 11월 30일까지 예산안 및 부수법안 등의 심사를 마쳐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그 다음날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부의된다. 다만 정부 예산안이 본회의에 부의되더라도 민주당 협조 없이 의결은 불가능한 만큼 민주당은 수정안을 두고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임위별 예산안 예비심사 기간 동안 여야 간 갈등은 민주당의 단독 예산안 의결과 그에 대한 반발 구도로 최고조에 달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예비심사를 마친 13개 상임위 중 6곳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예산안이 의결됐다”며 “마치 예산편성권이라도 손에 쥔 듯 ‘윤석열’ 꼬리표가 붙어 있는 듯 보이면 무조건식 삭감의 칼날을 휘두르고, ‘이재명’ 꼬리표가 붙은 3만 원 청년패스, 지역사랑상품권 등 예산은 단독 의결을 해서라도 증액을 이뤄냈다”고 비판했다.

반면 강 간사는 이날 “예비심사 기간 감액과 증액 심사를 비슷한 비중으로 하기로 했지만, 국민의힘이 ‘감액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 ‘남은 시일에 비해 안건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증액심사를 반대해 감액 보류 사항에 대한 심사를 한 차례 더 하고, 증액 심사 방향에 대한 의견 개진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27일부터 소소위에서 예산안을 계속 심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역화폐상품권·국제지원사업(ODA)·특수활동비,·국제협력 연구·개발(R&D) 예산 여야 간 이견이 큰 쟁점에서 합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수정안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해선 “일방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나 이런 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 간사에 따르면 예결위는 13일부터 9일 동안 16개 상임위원회 소관 60개 부처의 사업 663건을 심사해 감액은 총 277건에 약 6100억 원, 정부 원안 유지 106건, 보류 277건 등을 마쳤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추진 등이 향후 예산안 심사에 미칠 여파에 대해서는 “예산안을 법정 시한 안에 통과시키고 싶은 게 당연한 목표”라며 “여당이 연계시킨다면 황당한 얘기”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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